이상하게 요즘 꿈을 너무 많이 꾼다
난 꿈을 참 구체적으로 꾸고 기억하는 편인데,
그때의 그 감정,
그 느낌,
그 기분,
계단의 색깔,
방 안의 전등 색,
노을이 지던 시점,
내가 있던 동네의 습도,
비가 내리던 골목길 전깃줄,
나를 뱉던 낯선 누군가의 말투와 울음소리까지
며칠 동안을 꼭 이어지는 듯한 꿈을 꾸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꼭 이 일이 나에게 일어났던 일처럼 느껴진다.
내겐 참 어렵기만 한 기억이 꿈에서도 불쾌함으로 나오는 것 보니 소독약 냄새 심한 수영장 물처럼 나는 여전히 그 기억이 무의식적으로도 들이마시기 싫었나 보다
그래도 한편으론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고?
무의식 속에 남아있던 불편함이 무관심에서 비롯한 편안함보다 의미 있지 않을까
겪어온 시간들의 역사가 지금도 나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