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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얀 Nov 20. 2016

가급적 경험주의자가 되려고

미니멀의 끝은 어디일까?

소유하기보단, 경험주의자가 되고싶다.

이 말은 정확히는 체험주의자로 '과소유 증후군' 책에 소개되어 있다.

그렇지만 제가 "경험"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체험주의자 대신 이 말을 써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사용자 경험이란 걸 공부하고 있으니(브런치 프로필 소개글도, 그래서 '경험을 좋아하는 자'.)


이 책에서 말하는 경험주의자는  언뜻 생각하기에 여기서 말하는 경험은 좋거나 럭셔리한 사치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경험은 인스타에서 자랑하기 좋은 '힙한' 경험뿐 아니라, 돈이 전혀 들지 않는 것도 있다. 친구와의 수다, 교회가기, 공원산책, 바닷물에 발 담그기 등등.


경험(체험)이 좋은 이유는

1) 긍정적 재해석이 수월하고(고생한 것은 잊어버린다)

2) 쾌락적응에 의해 시들해질 가능성이 낮으며(=경험이란 휘발되니까 순간만 남는다)

3) 비교가 어렵고(=경험은 주관적이니까요)

4) 우리가 체험을 우리 정체성에 기여하는 요소로 간주하고,

5) 남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준다


이번주 개인적으로 행복했던 경험을 예로 들자면,

1) 정말 좋아하는 늦가을, 산책하며 만끽하기


이렇게 예쁜 학교 앞 숲이 무지출로. @청송대


2) 외국인 친구에게 새로운 경험 '소개해주기'

- 동네에서 좋아하는 카페인 밀영에 외국인 친구를 데려갔다. 친구 입장에선 낯선 도시의 다정한 골목을 걷다가 카페에 간 기분일 것이다. 그 친구에게 디저트뿐 아니라 문화가 넘치는 공간과 제 이야기를 경험시켜주었다 생각한다. 비록 대접한다고 지출은 맥시멀했지만. 서울에서 최고의 장소는 아니지만 제일 좋아하는 곳을 데려갔다는 점에서 큰 의의.

3) 평일 오후 책 읽기.


드립커피와 좋은 책 다섯 권 @오랑오랑

해방촌의 신흥시장에 하나 둘 가게가 생겨난다. 좋은 카페인 오랑오랑에 앉아 좋은 책들을 세시간동안 집중해 읽었다. 이 카페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 처분할 책 중 어울릴 만한 책을 골라 기증하기로 했다.



행복이란 구체적으로 남과 함께 좋은 밥을 먹는 순간이며(서은국 교수님, 행복의 기원아름다운 계절 산책을 하는 순간이기도 하며, 내가 좋아하는 곳을 남에게 소개해주는 일이리라. 물건을 사지 않는 대신 가능하면 적은 지출로 이를 즐기고싶다. 지출을 안 하는 대신 이렇게 순간순간 돈을 쓰는 것 같지만.


그렇게 나를 비우고, 소소한 경험을 채우다 보면 새로운 경험에도 마음이 열리길 바란다. 요가를 배우다 마음의 안정을 찾고, 줌바를 배우면서 처음으로 춤의 즐거움을 깨닫고, 6년 전 했던 스카이다이빙이 즐겁게 기억에 남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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