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계정은 내가 아니어도 살아숨쉴 수 있다.

영원히 로그아웃되지 않는 계정, 당신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나요?

by EEJOONMOM

최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의 SNS플랫폼을 갖고 있는 메타는 특정 사용자의 행동을 학습해, 그 사용자처럼 SNS에서 반응하도록 하는 시스템에 대해 미국 특허(US 12,513,102 B2)를 등록받았다. 이 특허를 두고 “사후에도 계정이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보호하는 특허인지, 그리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명의 명칭은 Simulation of a User of a Social Networking System Using a Language Model이다.

이 특허는 특정 사용자의 과거 상호작용 데이터를 학습한 언어모델을 이용해, 그 사용자처럼 SNS에서 반응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보호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사후 계정 운영 기술”로 해석하지만, 실제 청구항 문언을 기준으로 보면 보다 정밀한 이해가 필요하다.


1. 이 특허는 무엇을 보호하는가

등록청구항 1을 기준으로 보면

특정 사용자의 과거 상호작용 데이터를 학습한 언어모델을 준비한다.

그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뉴스피드 콘텐츠 중 하나를 랭킹 기준으로 선택한다.

“그 사람이 이 콘텐츠를 봤다면 어떤 반응을 했을까”를 예측한다.

좋아요, 리액션, 텍스트 댓글 등을 생성한다.

그리고 그 반응을 실제로 실행한다.


실제 계정의 주인이 행동한 것처럼 반응을 수행하는 구조다.

이외 다른 종속항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연령별 모델’이다. 청구항에는 특정 연령 시점까지의 데이터만을 사용해 모델을 재학습하고, “그 시기의 사용자”를 시뮬레이션하는 복수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예를 들어 25세까지의 데이터로 학습된 모델, 40세까지의 데이터로 학습된 모델을 따로 둘 수 있다는 의미다.

이 특허는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시간대별 인격 패턴까지 고려한 사용자 시뮬레이션 구조를 포함하고 있다.


2. 그렇다면 AI가 ‘나인 척’ 새 글도 쓸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등록청구항 1~18은 모두 “기존 콘텐츠에 대한 반응” 구조로 작성되어 있다.
누군가의 게시물이나 뉴스피드에 이미 존재하는 콘텐츠에 대해 반응하거나, 댓글을 달거나,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완전히 새로운 독립 게시물을 사용자 이름으로 생성해 게시하는 것까지는, 청구항 문언상 포함되어 있지 않다. 물론 기술적으로나 추후 다른 특허로 인해 충분히 확장 가능성이 있다.

즉, “독립 게시물 자동 생성”이나 “계정의 자율적 운영”의 기술적 구현은 것도 이론상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현재 이 특허 자체는 ‘반응 자동화’에 한정되어 서술되어있는 것은 분명하다.


3. 사후 사용에 대한 명시는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 특허를 “사망 이후 계정 운영 기술”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청구항에는 “사후”, “사망 이후”, “장기 휴면”이라는 표현은 없다.

이 특허는 단지 “타겟 사용자(target user)”를 전제로 한다.
그 사용자가 살아 있는지, 휴면 상태인지, 사망했는지는 명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쟁이 생기는 이유는 명세서에 사망한 사용자를 시뮬레이션 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mbodiments simulate a user of a social networking system using a language model trained using training data generated from user interactions performed by that user.
→ 실시예들은 해당 사용자가 수행한 사용자 상호작용으로부터 생성된 학습 데이터를 이용해 훈련된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소셜 네트워킹 시스템의 사용자를 시뮬레이션한다.
The language model may be used for simulating the user when the user is absent from the social networking system, for example, when the user takes a long break.
→ 상기 언어 모델은 사용자가 소셜 네트워킹 시스템에 부재한 경우, 예를 들어 사용자가 장기간 휴식을 취하는 경우에, 해당 사용자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The language model may be used for simulating a user that is deceased.
→ 상기 언어 모델은 사망한 사용자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4. 왜 불편함이 생기는가

미국에서도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가장 큰 쟁점은 동의(Consent) 여부이다.

생전에 “내 데이터로 나를 시뮬레이션해도 된다”고 명확히 동의한 적이 없다면, 그 모델은 누구의 것인가.

또 다른 문제는 책임이다.
AI가 대신 단 댓글이 누군가를 명예훼손하거나 분쟁을 일으킨다면,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플랫폼인가, 유족인가, 모델 운영자인가.

현행 법체계는 이 질문에 완전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

반대로, 본인이 생전에 명확히 동의하고 언제든 철회할 수 있는 구조라면, 이를 ‘디지털 유산 관리’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문제는 그러한 전제가 실제 서비스에서 얼마나 엄격하게 보장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5. 결국 남는 질문

이 특허를 단순 자동 반응 시스템으로 볼지 디지털 인격을 지속적으로 재현하는 시스템으로 볼지 판단해보자면, 현재의 기술발달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개인적으로는 후자에 가깝다고 본다.

사용자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를 위한 기술이라면 지금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AI Agent의 형태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사망 등으로 더 이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계정이 계속 반응하고, 관계를 이어간다면 그건 다른 질문을 낳는다.


그 반응은 누구의 의지인가.
그 발화는 누구의 책임인가.
그 인격은 어디까지 연장될 수 있는가.


AI가 나를 대신해 말하는 것과 AI가 나를 계속 존재하게 만드는 것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기술은 이미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인간에게 남은 것은 경계의 설정이다.

우리는 어디까지를 AI에게 대리 인격을 허용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은, 과연 사용자 스스로의 온전한 의지로 가능할 것인가.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및 개인적 의견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나 법적 의견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구체적인 법률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분야의 변리사 또는 전문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