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님, 이런 것도 특허가 될까요?

스타트업 대표들이 특허를 망설이면 안되는 여섯가지 이유

by EEJOONMOM

변리사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변리사님, 이런 것도 특허가 될까요?”


이 질문을 듣는 순간, 저는 사실 기술부터 보지 않습니다.
먼저 그 대표님의 표정을 봅니다.

대개는 이런 표정입니다.
조심스럽고, 약간은 미안한 듯하고,
“이 정도로 상담을 받아도 되나…” 하는 얼굴.


1. 특허는 엄청난 ‘혁신’만을 보호하는 제도가 아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특허는 뭔가 세상을 뒤집는 발명,
누가 봐도 “와!” 할 만한 기술이어야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특허의 기준은 훨씬 현실적입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신규성 —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는가

진보성 — 기존 기술과 비교해 개선점이 있는가

특허는 ‘거창함’을 보는 제도가 아니라
‘차이’를 보는 제도입니다.

조금 더 편해졌는지,
조금 더 빠른지,
조금 더 정확한지.

그 작은 차이가 산업에서는 큰 의미가 됩니다.


2. “우리 건 획기적이지 않은데요…”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이미 비슷한 제품이 너무 많아요.”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에요.”
“이 정도는 다들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


예를 들어 볼펜을 생각해봅시다.
이미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볼펜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볼펜으로는 더 이상 특허를 받을 수 없을까요?


아닙니다.

잉크 번짐을 줄이는 구조,
그립감을 개선한 설계,
내구성을 높인 내부 메커니즘.

이 중 하나라도 기존 기술과 구별되는 차이가 있다면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혁신이 아니어도 됩니다.
‘개선’이면 충분합니다.


3. 기술은 작아도, 전략은 커야 한다

한 번은 이런 상담이 있었습니다.

식품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었는데,
기존 앱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고객의 식단 데이터와 건강 정보를 분석해
개인화 추천을 정교하게 구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셨더군요.

겉으로 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기술적 구현 방식이 다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바로 그 ‘구현 방식’이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보호하기 어렵지만,
그 모델을 구현하는 기술적 수단은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간극은
사업 단계가 올라갈수록 크게 벌어집니다.


4. 사람들이 특허를 망설이는 진짜 이유

현장에서 느끼는 망설임의 이유는 대략 이렇습니다.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등록 가능성이 불확실해서

이미 누가 했을 것 같아서

당장 매출이 더 급해서


모두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특허는 결과물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지라고.

출원 그 자체가 투자 실사에서 신뢰를 주고,
경쟁사와의 협상에서 지렛대가 되고,
향후 기술 이전의 기반이 됩니다.

특허는 기술을 보호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사업의 옵션을 늘리는 장치입니다.


5. 작은 아이디어라도 출원일은 확보하라

2020년부터는 ‘임시명세서’ 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논문, 연구노트, 자유 형식 문서로도 출원일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명세서가 아니어도
아이디어를 먼저 고정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자원이 제한적인 스타트업에게
이 제도는 생각보다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은
“좀 더 다듬어서 나중에 출원하자”라고 말하는 순간입니다.

그 사이 경쟁사가 먼저 출원하면
신규성은 사라집니다.

아이디어의 가치는 종종
완성도가 아니라 타이밍에서 결정됩니다.


6. 특허 포트폴리오는 방어선이다

특허는 한 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핵심 기술을 둘러싼 복수 출원

변형 구조에 대한 추가 보호

해외 진출을 고려한 전략적 국가 선택

투자자들은 기술의 화려함보다
진입장벽의 존재를 봅니다.

등록 여부도 중요하지만,
출원 자체가 전략적 메시지가 됩니다.

“이 회사는 자기 기술을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

“이런 것도 특허가 될까요?”라고 묻는 순간,
이미 남들과 다른 시선을 가지고 계신 겁니다.


그 첫걸음을
망설임으로 멈추지 마십시오.

특허는 거창한 발명을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사업을 지속시키기 위한 전략 도구라고 생각하고

적극활용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작지 않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보호받아야 합니다.

“이런 것도 특허가 될까요?”

그 질문을 하셨다면,
이미 절반은 오신 겁니다.

이제 남은 건 선택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및 개인적 의견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나 법적 의견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구체적인 법률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분야의 변리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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