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깃해서 위태로운 가짜뉴스 전성시대
미국 시카고 선-타임스는 64페이지짜리 여름 특집 ‘히트 인덱스’ 섹션을 발행했습니다. 이 섹션에는 ‘2025년 여름 추천 독서 목록’으로 추천 도서 15권이 유명 저자들의 이름과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흔히 여름휴가를 앞두고 발행되는 특집 기사였죠. 문제는 이 중 진짜 책은 5권뿐이었고 나머지 10권은 존재하지 않는 ‘가짜 책’이었습니다. 이 신문을 발행하는 ‘시카고 퍼블릭 미디어’는 해당 섹션이 콘텐츠 전문 업체로부터 공급받은 글이었는데, 제작을 맡았던 프리랜서는 이 콘텐츠를 AI로 생성했다고 확인했습니다. AI의 할루시네이션을 검증하지 않는 바람에 유력 신문에 버젓이 가짜뉴스가 실리는 논란이 벌어진 것입니다.
가짜뉴스는 이제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닙니다. 하지만 잠시 시간을 내어 정확하게 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2017년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한 ‘가짜 뉴스 개념과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가짜뉴스(fake-news)는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유럽 평의회(Council of Europe)의 2017년 '정보 장애(Information disorder)' 보고서에 의하면 정보 장애(Information Disorder)는 크게 잘못된 정보, 조작된 정보, 악의적 정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는 부정확한 사진, 자막, 날짜, 통계, 번역 등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발생하는 잘못된 정보입니다. 내용은 비록 허위이지만 해를 끼칠 의도 없이 공유되는 정보죠. 이러한 경우는 오보정정을 통해 시정될 수 있습니다.
반면 '조작된 정보(Disinformation)'는 의도적으로 조작된 오디오나 비디오 콘텐츠, 음모 이론과 같이 고의로 만들어진 허위 정보입니다. 개인이나 집단, 조직, 특정 국가에 해를 끼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거짓 정보이므로 범죄행위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악의적 정보(Mal-information)’는 사실에 기반한 정보이지만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악의를 갖고 유포하는 정보 입니다. 실질적 악의를 갖고 정보를 제공하지만, 정보 자체는 역사적 사실이거나 진실입니다.
'잘못된 정보'든 '조작된 정보'나 '악의적 정보'든 결론적으로는 모두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므로 정보 장애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세 가지 중 '잘못된 정보'와 '조작된 정보'를 가짜뉴스라고 분류합니다. '잘못된 정보'의 실수도 의도되지 않았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가짜뉴스로 보게 되는 상황이죠.
가짜뉴스는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구분하기 어렵게 하여 정보 자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서 사회적 신뢰가 상실되게 만듭니다. 결국 가짜뉴스를 구분해 내기 위해 많은 사회적 기회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수만 개의 정보 중에서 무엇이 진실일까요? 혹시 나도 모르게 가짜뉴스를 믿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렇다면 가짜뉴스가 이렇게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요인 여섯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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