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직원을 팬으로 만들다 -FanCase8

스타벅스 파트너 팬덤 — 그린 에이프런은 어떻게 브랜드를 지키는가

by 박찬우
임직원은 브랜드의 팬이 아닌데 고객들에게 팬이 되기를 원하는 것은
뭔가 앞 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닌가

브랜드 팬덤을 구축하는 컨설팅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네. 브랜드 팬덤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개 소비자 팬덤을 떠올립니다. 덕질하고, 연결되고, 키우고, 알리는 일련의 과정을 고객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 현장에서 자신의 브랜드 팬덤의 팬질을 이해 못 하겠다는 임직원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이 브랜드는 오래가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객에게 팬이 되기를 바라기 전에, 그 브랜드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임직원부터 팬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이번 FanCase는 고객이 아닌 임직원을 팬덤으로 구축한 사례를 소개드리려 합니다.


직원을 팬으로 만든다는 것의 의미


우리는 직원을 파트너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함께 이 사업의 미래를 소유하고 있으니까요.

스타벅스는 오래전부터 다른 방식의 팬덤을 구축해 왔습니다. 브랜드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즉 임직원을 팬으로 만드는 전략입니다.


스타벅스가 전 세계적인 커피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고품질의 원두나 세련된 매장 인테리어에 있지 않습니다. 그 본질은 직원을 '피고용인(Employee)'이 아닌 '파트너(Partner)'로 정의하고, 이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체화하며 자발적으로 옹호하게 만드는 독특한 내부 브랜딩 전략에 있습니다.


이 파트너십의 기원은 창업주 하워드 슐츠의 경영 철학에서 비롯됩니다. 그는 '서비스-이익 사슬(Service-Profit Chain)' 이론의 실천 모델을 구현했습니다. 구성원이 회사로부터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그 긍정적인 경험이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달된다는 원리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 철학은 1999년 이화여대 앞 1호점을 시작으로, 당시 수직적이었던 노동 문화를 혁신하는 기제로 작동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신세계그룹과의 합작을 통해 한국적 특수성을 반영하면서도, 단순한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브랜드의 팬으로서의 임직원 집단을 만들어 왔습니다.


스타벅스 팬덤을 설계하는 다섯 개의 기둥


첫 번째 기둥 — 공동 소유자로의 전환: Bean Stock


스타벅스에서 파트너라는 호칭은 단순한 용어 선택이 아닙니다. 기업과 개인 사이의 심리적 계약을 재정의하는 상징적 장치입니다. 파트너가 되는 순간, 모든 구성원은 'Bean Stock'이라는 주식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의 실질적인 주주가 됩니다. 팬덤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인 '당신은 이 브랜드의 일부입니다'라는 소속감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공동 서사를 제도적으로 구현한 결과입니다.


두 번째 기둥 — 정체성의 상징: 그린 에이프런과 핀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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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들에게 그린 에이프런은 단순한 유니폼이 아닙니다. 커뮤니티 입장권이자 브랜드와 맺은 약속의 표식입니다. 파트너들은 에이프런에 이름 외에도 다양한 핀(pin)을 달며 개인의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커피 전문성을 인정받은 Coffee Master는 블랙 에이프런을 수여받고, 지속가능성 교육 과정을 이수한 파트너는 'Greener Apron' 핀을 자랑스럽게 달 수 있습니다. 이 핀 컬렉션 문화는 그 자체로 팬덤의 덕질 문화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 기둥 — 수평적 소통: 닉네임 제도와 타운홀 포럼


스타벅스 임직원 팬덤을 지탱하는 강력한 기둥 중 하나는 한국 사회의 서열 문화를 파괴한 닉네임 제도입니다. 부장, 대리 등의 직급 호칭 대신 영어 닉네임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파트너 간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었습니다. 점장과 바리스타가 서로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이 제도는 현장 의사소통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매주 금요일 진행되는 타운홀 포럼(Town Hall Forum)은 경영진과 현장 파트너 간의 투명한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약 250명의 파트너가 모여 경영 현안에 대해 8시간 동안 마라톤 토론을 벌이는 이 제도는, 가장 말단의 파트너라도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효능감을 제공합니다. 팬덤에서의 '참여 경험'이 조직 내부에 구조화된 형태입니다.


네 번째 기둥 —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투자: 스타벅스 칼리지와 CUP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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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 관점과 디지털 크라우드 컬쳐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팬덤 구축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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