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이사 온 지 4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세 번째 투표를 마쳤다. 아직 한국은 본투표일이 멀었지만, 재외국민은 그보다 앞서 투표하게 된다.
미국에서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투표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부분의 재외국민들은 투표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고, 의외로 투표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투표를 하려면 일단 인터넷으로 투표에 참여한다는 등록을 해야한다. 대통령후보가 최종 확정되기 전부터 등록을 하고, 확정되면 인쇄하여 외국에 거주하는 국민들이 미리 투표를 한다. 당일날에는 미국면허증과 한국여권을 들고 가야한다.
이번 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사흘 동안, 우리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엘리콧시티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왔다. 현장에는 안내나 진행을 도우시는 분들이 5명 이상 계셨지만, 투표하러 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는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남편과 함께 방문했는데, 그 시간에 투표한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다. 더 많은 분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셨으면 좋겠다.
나는 2022년 2월 재보궐선거, 2024년 3월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이제 2025년 5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을 잘 뽑는 일은 국가의 위상을 좌우한다. 그런데 한국은 ‘실패 - 성공 - 실패 - 성공’의 사이클을 반복하는 듯하다.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 미국 대통령은 본인만의 방식으로 여러 정책을 추진했는데, 그 결과 108년 만에 무디스(Moody’s)의 국가 신용등급이 AAA에서 AA1으로 하향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나는 금융 분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 뉴스가 단순한 기사거리 이상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국가 부채는 계속 늘고 있고, 국채 이자율도 상승하고 있으며, 그 여파로 모기지 금리도 오르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집을 사려던 잠재적 바이어들이 움직일 텐데, 오히려 금리가 올라 앞으로는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집을 파는 입장에서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가 사는 동네는 학군이 좋아 이런 변화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또한 오백만달러짜리 영주권 카드를 다음주부터 판다고 한다. 골드카드라고도 하고 트럼프카드라고도 명명하는데. ICE를 동원하여 말도 안되게 외국으로 추방시키면서, 돈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돈만 주면 영주권을 준단다......연방정부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골드카드를 1000만 판매하자는 제안을 했다는데, 나라 운영을 사업하는것처럼 하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