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처음 해외여행을 시작으로 2001년에는 대학교 교류 학생으로 선발되어 일본으로 교류를 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마지막으로 출입국 기록을 뽑아보니 출국만 해도 50번쯤은 되는 것 같다. 여러 나라를 다니다 보니 그때그때 다 쓰지 못하고 가지고 돌아온 동전들이 생각보다 꽤 많이 쌓여 있었다. 여행이 끝난 뒤에는 서랍 한쪽이나 작은 통 안에 넣어두고 잊고 지내기 일쑤였는데, 그렇게 잠자고 있는 동전들이 집안 곳곳에 남아 있었다.
오늘 아침, 내가 애청하는 캡틴따거 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이 동전들을 이제는 정리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쓰일 일도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이 동전들을 그냥 두기보다는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나 하나의 작은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이제는 다른 나라를 돕는 나라로 전환된 최초의 국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을 떠올리니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나눔이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유니세프는 다들 알다시피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교육, 건강 및 영양, 먹는 물과 위생환경 개선 같은 일을 하는 단체다. 그런 유니세프와 CU 편의점이 함께 진행하는 ‘잠자는 집 속의 동전 모으기’라는 캠페인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집에 잠자고 있는 국내 동전이나 해외여행 후 남은 외화 동전을 가까운 CU 편의점에 설치된 모금함에 넣어 기부하면 된다고 한다. 특별히 큰 준비가 필요하지도 않고, 일상 속에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작은 동전들이 모여 전 세계 아이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드는 데 쓰인다고 생각하니, 동전 하나하나가 새롭게 보였다.
마침 올해 4월에 한국에 있는 친정에 갈 일이 있는데, 그때 집에 모아둔 동전들을 몽땅 기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기회를 통해 막둥이에게도 왜 이런 기부를 하는지, 작은 나눔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차분히 설명해 주고 싶다. 돈의 크고 작음을 떠나, 나누는 마음과 기부하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동전 기부가 우리 가족에게도 좋은 추억이자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