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워진 서울시 버스 정류장 인포메이션 UX
나는 뚜벅이 중에서도 전철보다 버스를 선호하는 뚜벅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을 창문 밖의 풍경을 관찰하면서 보낼 수 있기 때문인데, 여느 때처럼 홍대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정류장의 전광판이 변경된 걸 알 수 있었다. 꽤 괜찮게 바뀌었다고 생각해 리뷰를 하고자 정보들을 찾아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포인트들이 많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UX라는 분야가 얼마나 다양하고 세심한 부분들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인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우선 전광판의 정확한 명칭은 '버스 정보 안내 단말기'로 BIT(Bus Information Terminal), 그 정보 시스템은 BIS(Bus Information System)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BIT와 BIS는 각 지자체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데, 교통체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나 국민들의 시, 도간 이동 특성을 고려해본다면 고연령층을 위해서라도 같은 정보체계를 적용하는 편이 혼선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촬영한 서울시의 변경된 BIT는 다음과 같다.
그럼 어떻게 바뀐 것인지 하나하나 살펴보자.
기존의 지그재그 3~4행으로 버스 정보를 나열해 시선의 이동이 복잡할 수밖에 없던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단말기는 2행으로 배치하되 가로 3열로 시선의 이동이 자연스럽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가도록 배치했다. '곧 도착' 버스 정보는 글자 크기를 키워 행간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나눴다. 정보의 위계를 정리하고 시선 이동을 고려해 가독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4mm 간격의 3 컬러 LED 대신, 새로운 단말기는 2mm 간격의 풀컬러 LED를 적용해 해상도를 4배 이상으로 높이며 이미지와 영상으로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시인성이 높아져 낮에도 보다 쉽게 버스 도착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기존의 단말기에서는 버스 번호, 도착 시간, 곧 도착, 혼잡도, 저상의 4가지 정보만을 포함했으나, 새로운 단말기에서는 다음 배차 정보, 기온, 미세먼지, 시각을 새롭게 포함하며 추후 이미지나 동영상 정보도 포함될 예정이다. 많은 정보가 한 화면에 포함되는 것이 처음에는 읽기 어려울 수 있으나, 다양한 버스 이용자들을 고려했을 때 옳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단말기는 일방향 디스플레이로 한쪽에서만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단말기에서는 후면 디스플레이도 적용되어 앞면보다는 제한적이지만 거의 동일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번화가의 정류장들은 특정 시간대에 붐비다 보니, 양방향으로 정보를 제공한다면 보다 편하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음의 문제들이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기존에 버스 혼잡도를 '혼잡', '여유', '보통' 등으로 글자로 표현하던 방식을 픽토그램으로 변경하게 되면서, 관심 있게 관찰한 나도 찾아보기 전까진 무슨 정보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저상'이라는 표현이 장애인을 의미하는 픽토그램으로 변경되어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철 시스템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과는 다르게 모든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학습을 필요로 하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버스 운영 시스템에 따라 초록색, 파란색, 빨간색 등으로 버스를 나누었고 그 색 구분을 BIS에 적용하려 했으나 빨간색 광역버스의 경우 보라색으로 표현됨으로써 해당 정책은 신뢰도가 낮아졌다.
시인성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디스플레이 표면의 반사도가 높아 여전히 낮에는 정보가 정확하게 인지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는 정보 체계보다는 제품 자체의 부품의 문제이나 당연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리뷰와는 달리, 뉴스 기사의 댓글들을 보게 되면 바뀐 단말기에 대한 불평이 다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긍정의 평가보다는 부정의 평가를 댓글에 남기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겠으나 아마도 새롭게 학습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고연령층의 평가가 아닐까 짐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BIT를 변경하면서 각 지자체의 BIT가 점진적으로 통합되는 UX 개선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땠을까 생각한다. 사실 젊은 세대는 BIT가 불편하더라도 지도 앱을 통해 즉각적으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고연령층의 경우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시, 도간의 이동 시엔 혼선을 생길 수 있기에 국가적인 차원의 노력이 어땠을까 생각한다.
이 변화를 동영상으로 참고하고 싶다면, 다음의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mbn.co.kr/news/society/4361264)
글을 작성하면서 다음의 자료들을 참고했다.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1304153?utm_medium=email&utm_source=npcrm&utm_campaign=mediahub&utm_content=npcrm_content&utm_term=npcrm_mail)
(https://story.pxd.co.kr/1229)
(https://namu.wiki/w/%EB%B2%84%EC%8A%A4%EC%A0%95%EB%B3%B4%EC%8B%9C%EC%8A%A4%ED%85%9C?noredirect=1)
(https://m.blog.naver.com/travia_blog/22101443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