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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하는 날이 있었다. 일상에 치이다가 쉬는 날이 와도 미뤄뒀던 일을 하느라, 잠을 더 자느라 떠날 엄두를 못내다가도 아주 간절히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그럼 진짜 가볼까, 가볼까도 사실 한 달은 고민하다가 서울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서 훌쩍 떠날 수 있는 곳, 내 휴일을 기꺼이 쓸 정도로 낭만이 있어 보이는 곳, 속초로 떠났다.
'힐링'의 의미 느끼고 오다
자전거 타고 영랑호 돌아보기
속초에는 호수가 두 개 있다. 청초호와 영랑호. 과학시간에 배운 적 있는 모래가 퇴적되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다. 필자는 속초 시외버스터미널과 더 가까운 영랑호로 갔다. 자전거 대여를 할 수 있어서 영랑호를 따라 한 바퀴 돌았다. 바다 근처라 바람은 많이 불었지만 아직은 날씨가 막 춥지 않아서 적당히 시원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혼자라는 사실이 문득 쓸쓸해질 수도 있었지만 여유롭게 하늘과 호수가 뽐내는 청량함과 햇살이 주는 따뜻함 속에서 '이런 게 힐링이구나'하는 생각뿐이었다. 사계절 언제라도 영랑호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해도 '힐링'의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돌아가는 길도 설렘으로
속초 중앙시장에서 캔들 만들기 체험
속초 중앙시장 2층에는 '청년월드'가 있다. 청년상인들을 지원하고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공간이다. 사실은 다른 지역의 재래시장에서도 운영하고 있는 방식이지만 속초 중앙시장은 또 속초 중앙시장의 매력이 있었다. 시장답게 저렴하지만 재래시장보단 트렌디한 곳으로 카페, 공방, 한복체험 등등 기웃거리게 되는 곳이 많았다. 필자는 캔들을 만들러 갔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투명한 바다 느낌이 예쁜 캔들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곳이었다. 다음주에는 아주 오랜만에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사총사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사는 곳도 다르고, 한 친구는 오래 공부하느라, 한 친구는 일찍이 직장 생활 하느라 네 명이 다 모이기가 참 어려웠는데 아주 기적적(?)으로 시간이 맞게 됐다. 무슨 날은 아니지만 친구들 주려고 하나씩 만들다보니 얼른 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돌아가기는 길이 아쉬우면서도 선물을 줄 생각에 설렜다. 여행에서의 아쉬움은 기념품이든, 선물이든 일상으로 여행의 흔적과 그때의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면서 없앨 수 있는 거 같다.
해는 동쪽에서 뜨니까
영금정에서 일출 보기
동해는 우리나라에서 해가 먼저 뜨는 곳이니 동해에 왔으면 일출을 봐줘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일출시간에 맞춰서 영금정으로 갔다. 이번 여름 영금정으로 가는 다리를 보수해서 더욱 안전하게 일출을 보러갈 수 있다. 정자 밑에 있는 바위로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가 거문고 소리를 닮았다 하여 '영금정'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일출을 기다리고 있으니 매서워보이는 파도소리도 들을수록 아름답게 느껴졌다.
금강산도 식후경
속초의 먹거리들
독도활어횟집
물회 비주얼만 보고 들어갔던 곳. 2인분 짜리가 유명해서 포장해서 먹으려고 했더니 포장하면 상할 수도 있어서 1인분 짜리 먹고 가라고 하셨다. 1인분도 맛있어 보이지만 옆 테이블의 2인분 비주얼이 너무 부러웠다. 회가 엄청 많이 들어있고 해산물도 다양하게 들어있어서 아주 감동하면서 먹었다. 2인분에 미련이 남아서 꼭 다시 오고 싶었는데, 먹다보니 너무 맛있어서 꼭 다시 오고 싶어졌다. 가격은 1인분 2만 원.
중앙닭강정과 속초아저씨튀김
속초는 만석닭강정이 유명하지만 친구가 중앙닭강정을 사먹으라고 했다. 닭강정이 맛이 없을 수가 없지만 여기는 정말 '맛있었다.' 만석닭강정만큼 인기가 많아서 그랬는지 친절함은 못느꼈지만 맛은 아주 상냥했다. 속초에 닭강정을 먹으러 가도 될 만하다고 생각했다. 가격은 1만 8천 원.
아저씨튀김은 아는 동생이 가보라고 했던 곳인데 정말 최고였다. 포장해서 오느라 갓 튀긴 걸 못먹었지만 눅눅해졌어도 아주 맛있었다. 사자마자 먹었으면 아마 그 자리가 천국이었을지도 모른다. 주인 내외분들도 친절하시고 손님들 얼굴을 웬만큼 기억하신다고 할 정도 오는 손님들에게 애정이 많으시다. 또 다시 안 찾을 수가 없는 곳이었다. 가격은 1만 원.
88아바이순대와 문어전복뚝배기
속초는 아바이 순대가 유명하다. 순대는 당면이 들어있는 것만 먹어보다가 난생 처음 보는 재료들이 들어간 순대를 먹어봤다. 하나하나 다 궁금해서 모듬순대국을 시켰는데 순대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몰랐다. 순대, 국물 할 거 없이 밥 도둑이 되어버렸다. 가격은 8천 원.
속초에 왔으면 무엇을 먹어야 잘 먹었다고 할까 싶어 골랐던 문어전복뚝배기. 해산물을 많이 넣고 끓여서 국물이 아주 시원했다. 조개가 많이 들어있었는데 조개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닥 반가운 음식이 아닐 것이다. 필자도 조개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조개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하면서도 한 그릇을 다 비웠다. 가격은 2만 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지만 서해, 남해와는 다르게 동해가 가진 낭만이 있다. 어릴 때는 해 뜨는 것을 보러 정동진에 가고 싶었었다. 부모님이 데려가 주지 않아 먼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성인이 되어보니 동해는 생각보다 기차나 버스 타면 금방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쉽게 갈 수 있는 것을 알면서도 가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해외여행보다 더 큰 마음을 먹어야 했던 것 같다. 긴 일상의 나날들 중에 아주 잠깐이었지만 오히려 무료하게 자고 집에서 쉬는 것보다 더 힐링했던 속초 여행. 좋았던 기억과 여행 중 수없이 느꼈던 행복이 활력이 되었다. 또 언제, 어디로 떠나볼까 하고 다이어리를 뒤적거려 본다.
*속초 숙박 정보
속초에서는 가족 단위는 설악산 근처의 리조트, 친구나 혼자 여행의 경우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속초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펜션까지 원하는 숙소를 최저가로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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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공 : 객원작가 송지수(songjs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