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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에 위치해서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이고 크게 북섬과 남섬으로 이뤄진 나라.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맑은 나라. 어디서든 양을 쉽게 볼 수 있는 나라. 뉴질랜드다. 평화로운 자연과 짜릿한 액티비티를 즐기러 떠나러 가기 참 좋은 곳. 그러나 사람 사는 곳 다 같다고는 하지만 뉴질랜드에 가면 낯설고 당황스러운 것들이 있다는 사실! 뉴질랜드로 떠나기 전에 미리 알고 가면 좋은 것들을 소개하겠다.
뉴질랜드는 남반구에 위치해서 계절도 반대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름과 낮의 길이가 확연히 차이난다. 뉴질랜드에서는 한여름이라고 할 수 있는 1월은 해가 6시 정도부터 떠서 밤 9시나 돼야 석양이 진다! 그래서 집집마다 커튼을 꼭 달아둔 것을 볼 수 있다. 겨울에는 찬바람을 막고 여름에는 늦게까지 떠있는 해를 가리기 위한 것! 1월 기준으로는 해가 없는 시간이 약 9시간 정도뿐이다. 반대로 겨울엔 해가 아주 짧고 습한 날씨가 자주 이어진다. 남반구는 북반구와 반대로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추워지기 때문에 뉴질랜드의 겨울 시즌 때는 북섬이 온화하다. 북섬이라면 한겨울이라도 한국의 늦가을 정도의 추위이기 때문에 여러 개 옷을 껴입거나 코트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니 기온에 비해 춥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영국, 일본, 태국처럼 자동차가 왼쪽에서 달리는 나라에 자주 가봤으면 익숙하겠지만 한국처럼 자동차가 오른쪽으로 다니는 곳에서만 지내봤다면 주의해야 한다. 습관은 무서운 것이라 길을 건널 때 왼쪽을 보게 되는데 그럼 오른쪽에서 오고 있는 차를 못볼 수도 있다! 뉴질랜드는 널찍한 길들에 횡단보도가 없는 경우가 많다. 또 신호등보다 로터리가 많아서 신호등 없이도 자동차들이 지나갈 수 있어 더욱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적은 편. 로토루아에서 4차선 정도 되는 도로에도 횡단보도가 거의 없어서 매우 집중해서 길을 건넜던 기억이 있다. 뉴질랜드에서 길을 건널 땐 늘 '오른쪽부터 보기'를 생각하고 길을 건너야 한다. 렌터카를 이용해서 운전을 할 때도 우회전, 좌회전 할 때 차선을 바꿔서 달리지 않도록 한다. 아,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널 땐 보행자용 신호등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 신호가 바뀐다. 가만히 기다렸다간 못 건널지도 모른다.
뉴질랜드에서 술을 사다보면 우리나라만큼 관대한 나라도 없는 것 같다. 마트에서 술을 살 땐 동반인들 중 한 명이라도 ID카드가 없으면 나이 확인이 불가능해 술을 살 수 없다. 친구들끼리 여행을 간 경우 계산할 친구가 여권을 가지고 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점원이 일일이 다 확인하고(ID카드 확인은 다른 직원과 둘이서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 명이라도 없으면 계산이 불가능하다. 혹시 누군가 여권을 숙소나 차에 두고 왔다면 그 친구는 미리 내보내고 계산하자. 대신 빅배럴(Big Barrel)처럼 술만 파는 곳에서는 여권 확인이 덜 엄격하고 술 종류도 더 많으니 그곳에서 사도 괜찮겠다. 간혹 술을 파는 식당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ID카드가 없으면 식사를 못할 수도 있으니 여권은 잘 챙기도록 하는 것이 좋다.
뉴질랜드는 지역마다 아이사이트(i-SITE)가 있다. 버스터미널 겸 여행 안내소 겸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i-SITE에서 다른 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도 있고 다른 지역의 관광상품을 물어보거나 예약할 수도 있다. 음료, 스낵과 기념품들도 구매할 수 있고 여행 정보가 있는 브로셔도 들고 올 수 있다. 화장실과 수유실도 있어 필요할 때 들르기 좋은 곳. 나름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기도 좋다. 뉴질랜드에 갔는데 여행에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i-SITE를 이용하자!
뉴질랜드는 플랫 화이트가 유명하고 커피도 맛있지만 아메리카노는 영 찾기가 힘들다. 가장 비슷한 메뉴는 롱블랙(long black)이다. 아메리카노와의 차이점은 아메리카노는 샷과 물이 섞여있는 것이지만, 롱블랙은 물 위에다가 샷을 얹는다는 느낌으로 부어 커피 고유의 갈색 크리마가 살아있다. 스틱으로 휘저으면 똑같아지겠지만 그래서 처음 마시면 롱블랙이 훨씬 쓴 느낌이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면 메뉴에 없어도 아메리카노도 만들어준다. 아메리카노가 없다고 당황하지 말고 롱블랙을 시키거나 뉴질랜드 사람들이 많이 즐기는 플랫 화이트에 도전해보자. 그리고 우리에게 마끼아또(macchiato)는 '카라멜 마끼아또'로 굳혀졌지만 원래 마끼아또는 라떼와 비슷하게 우유와 에스프레소를 넣은 게 전부인 음료다. (넣는 순서에 따라 또 종류가 달라진다.) 메뉴에 카페 마끼아또(Caffe macchiato)나 라떼 마끼아또(Latte macchiato)가 있다고 해서 카라멜 마끼아또 같은 달달한 커피로 생각하고 주문하면 생각보다 쓴 맛에 당황할 수도 있으니 미리 알고 마시길 바란다.
우리나라와 달리 물탱크를 데우는 식으로 온수를 만들어 쓰는 뉴질랜드. 호텔에서는 제한이 없겠지만, 홈스테이, 에어비앤비 등 일반적인 집에서 머무를 땐 온수를 쓸 때 주의해야 한다. 물을 데우는 양도 정해져 있지만 물을 데울 땐 전기로 데우는데 한국에 비해 전기를 많이 쓸 수 있지 않기 때문에 온수를 콸콸콸 쓸 수가 없다. 필자나 주위 지인들도 샤워를 짧게 하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어봤다. 실제로 몇 사람이 연달아 쓰다가 뜨거운 물이 뚝 끊겨 차가운 물로 바뀐 적도 있다. 뜨끈한 물을 오래 느끼고 싶다면(?) 온천을 추천한다.
슈퍼에서 파는 물은 한국보다 비싼 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수돗물을 그냥 마시면 된다. 워낙 공기도 깨끗하고 물도 깨끗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소독을 하는 게 아니라 정수만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고 한다. 그리고 설거지는 식기를 물로 대충 헹구고 식기세척기로 한다. 혹시 초대를 받아 방문한 집에서 식사를 하고 도와주고 싶다면 먹은 식기를 물로 헹구고 식기세척기에 넣어주면 된다.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뉴질랜드. 그래서 밤까지 일하는 사람도 밤까지 영업하는 가게도 흔하지 않다. 물론 대형 마트나 펍, 커피숍, 패스트푸드점은 늦게까지 하거나 24시간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한국만큼 대중교통이 잘 돼있고 늦게까지 운행하는 곳도 드문 만큼 뉴질랜드에서도 한국에서처럼 놀기는 힘들다. 특히 오클랜드, 웰링턴 같은 도시가 아니면 은근히 밤에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해가 빨리 지는 겨울에 갔을 경우라면 9시만 돼도 새벽 2시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면적에 비해 인구가 적기 때문에 경찰을 쉽게 찾기도 힘드니 너무 밤늦게까지 돌아다니지 않길 바란다.
문화와 환경의 차이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던 뉴질랜드. 밤 하늘의 수많은 별들은 황홀했지만 또 한국에서 익숙했던 샤워시간, 밤문화가 그리웠던 곳. 필자도 뉴질랜드에 갈 때 남반구니 계절이 반대라는 정보만 가지고 갔었다. 지내다보니 하나씩 그들의 문화를 알게 되고 거기에 적응하게 되었다. 미리 알고 가지 않았기에 더욱 신선하고 재밌었던 문화 차이. 그래도 알고 가면 더욱 알찬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뉴질랜드에서 많이 먹고 많이 보고 많이 느끼는 여행이 되길 바란다.
글 제공 : 객원작가 송지수(songjs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