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종종 친구들과 '어디까지 다쳐봤나'에 대해 서로 자랑하듯이 떠들곤 했다. '난 여기도 저기도 꿰멨어부터, 팔도 다리도 불어져 봤어'까지.
그 질문은 성인이 되서는 '어디까지 좌절해봤어'으로 바뀌어서 반복됐다.
이 모든 문답이 가능했던 것도, 지금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이겨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실패에서 끝난 것들은 회자되지 않는다. 깊은 바닥으로 묻힌다.
난 묻혀있는 실패 이야기들을 꺼내기를 좋아한다.아직 빛을 보지 못한 원석같은 이야기들.
이들을 잘 쓸고, 닦아주면 곧 빛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실패에 대한 이야기만을 나누는 유튜브를 만들고 싶다. 실패를 웃으며 말하는 방송.
실패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진흙 속 진주다.
그러니 오늘 실패했다면 좌절하고 포기해버리지 말고, 김서린 창문 닦아주듯 쓰윽 닦아주자.
잊지말자. 먼지가 묻고, 떼가 타도 진주는 진주다.
아이를 낳고 나서야 J.K.롤링의 스토리를 다시보게 됐다.
그전의 자기계발서를 읽던 나는 '뻔한 성공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아기를 낳고나서 깨달앗다. 직업도 없이 국가보조금을 받는 싱글맘이 매일 글을 쓴다는 건 정말 ㅁㅣ친 일이다.
한 손으로는 코딩을 짜면서 다른 손으론 영상을 편집하는 수준의 일이랄까.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처럼.
경험하고 나서야 그 위대함을 깨닫는다.
엄마의 힘, 살기 위한 생존의 발버둥. 그녀의 이야기는 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