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서의 경험
로켓에 올라타세요! 연봉 대기업 수준!
스타트업답게 슬리퍼를 신고 나옵니다.
대표라고 합니다. 말은 안 했지만 그런 것 같습니다.
먼 발치서 오더니 까딱 목례를 합니다.
허리를 굽혀 정중한 인사를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까딱 숙이는 목례는 20여년전 고등학교때 보고 이 후로는 못 본 것 같습니다.
생각치도 못한 첫 인사에 살짝 당황했습니다.
면접실로 이동을 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지만, 대표는 아직 날 쳐다보지 않습니다.
갖고 온 이력서도 없고, 작은 메모지만 책상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급한 일을 하다가 온 건지 스마트폰을 열심히 두드립니다.
카톡 중인지.... 뭘 찾는 건지...
'내가 먼저 자기 소개라도 할까..?'
무슨 말이라도 있으면 할텐데, 급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침묵의 시간은 항상 깁니다.
'우리 사이트 보셨죠? 어때요?'
첫 질문이네요.
'네. 봤습니다. 블라블라블라'
듣는 둥 마는 둥 여전히 스마트폰을 이용할 바쁜일은 안 끝났나봅니다.
슬슬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침묵
'말이 없으신가봐요?'
소개팅에서나 나올법 하고 이 자리에선 적절한 질문은 아닌 것 같지만 대표가 물었으니 대답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빠보이셔서요'
'아..아니 바쁜건 아니고 ㅎㅎ'
'어때요? 우리 서비스?'
'(아까 말한 것 같은데.....) 네, 제가 생각하기엔 블라블라블라, 유사서비스로는 블라블라블라. 대표님께선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우리꺼요? 그거(내가 언급한...페이스북)는 망해가고 있지 않아요? 우리가 대세죠'
말이 끝나게 무섭게 또 스마트폰을 들어 뭘 합니다.
...
..
.
그 뒤의 1분간은 또 질문할거 없냐 해서 없다고 했더니 끝났습니다.
면접 시작한 지 5분도 안 되어 끝났습니다.
자괴감이 듭니다.
저런 사람도 사업체를 만들었는데 난 뭐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