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21
요즘 동아리 활동으로 긴 줄넘기를 하고 있습니다. 모둠별로 단체 줄넘기를 도전하고 있는데요, 지난주에는 돌아가는 줄에 모둠원이 한 명씩 들어가서 전체가 다 들어오면 꼬마야, 꼬마야 노래에 맞춰 돌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단체 줄넘기는 아이들에게 쉽지 않은 미션이지요. 왜냐하면 함께 호흡을 모아 같이 뛰지 않으면 줄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몇 번 줄에 걸려 도전이 멈추니 몇몇 아이들이 볼멘소리를 합니다.
“선생님, 그냥 우리 혼자 하면 안 돼요?”
주로 잘하는 아이들이 그렇게 얘기를 하지요.
아이들에게 단체 줄넘기를 하는 목적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단체 줄넘기를 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줄에 걸리고 서로 마음이 맞지 않음을 알게 하는 중요한 활동이야. 너희들이 학교에 오는 이유도 내가 잘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다름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생각해. 그리고 내가 무엇을 잘한다면 남을 위해 도와줄 줄 알고 격려해서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무언가를 이루는 소중하고 멋진 경험을 하길 바란다.”
그렇게 시작한 단체 줄넘기에선 조금씩 맞춰가며 실수하는 모습에도 화도 내지 않고 격려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게 단체 줄넘기 미션을 통과하는 모둠이 점점 늘어갔습니다. 중요한 것은 너무나도 다른 개인이 타인과 맞춰가며 무엇인가를 해내는 것의 행복함을 아이들이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주에는 알뜰시장 활동을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부모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아이들이 여러 가지 물건을 많이 가져왔고 다양한 가게 이름을 정해 물건을 팔았습니다. 아이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최고로 잘 팔린 것은 인형과 장난감과 간식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쇼핑하는 성향도 제각각이더라고요. 그리하여 재미로 만든 우리 아이의 쇼핑 성향!
아이가 사 온 물건을 참고하여 우리 아이의 쇼핑 성향을 확인해보세요.
쇼핑 성향 1. 가족 구성원 모두의 물건을 챙기는 ‘의인’형
쇼핑 성향 2. 엄마가 좋아할 것을 먼저 사는 ‘효자’형
쇼핑 성향 3. 장난감 위주의 물건을 사는 ‘놀고 보자’형
쇼핑 성향 4. 우선 배부터 채우고 보는 ‘백두산도 식후경’형
쇼핑 성향 5.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있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없으면 아무리 돈이 있어도 사지 않는
‘스마트 컨슈머’형
쇼핑 성향 6. 도저히 쇼핑 성향이 분석이 안 되는 ‘에라, 모르겠다. 지르고 보자’형
알뜰 시장 활동을 마친 후 아이들에게 자기가 산 물건에 만족하는지 물어보았더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만족을 했다고 손을 들더라고요. 하지만 몇 아이들은 가지고 온 물건에 비해 물건을 많이 사지 못하여서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더 챙겨주었어야 하는데 은행 역할을 하다 보니 거스름돈을 바꿔주느라 도와주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두 번째 온 책 읽기로 ‘한밤중 달빛 식당’을 가지고 진행합니다. 이 책은 ‘나쁜 기억은 과연 잊는 것이 좋을까?’라는 아이들에게는 조금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부분의 아이들의 생각은 나쁜 기억은 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기억이 나를 슬프게 하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있는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은 모두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하는 소중한 기억입니다. 그 기억을 혼자 감추어 두고 기억 뒤에 숨어있기보다 기억과 마주하고 친구들에게 공유하며 서로 위로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얘기해 볼 주제로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1. 나쁜 기억이란?
2. 나에게 있는 가장 나쁜 기억을 적고 이야기 나누기
3. 나쁜 기억을 팔면 케이크를 준다면 나는 어떤 기억을 팔 것인지?(단 기억을 팔면 그 기억은 할 수 없다.)
4. 슬픔이라는 감정이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5. 나쁜 기억은 잊는 것이 좋을까? 잊지 않는 것이 좋을까? (토론 수업)
첫 번째 시간에는 ‘나쁜 기억이란?’과 ‘나에게 있는 가장 나쁜 기억을 적기’라는 주제로 활동을 했습니다. 나쁜 기억에 대한 여러 가지 예시를 아이들과 같이 나눠보았고 나쁜 기억에 대한 진심을 담은 나눔을 위해 저부터 너무나 속상해서 잊고 싶은 나쁜 기억을 꺼내 아이들에게 얘기해주었습니다. 그 고백에 아이들도 힘을 얻었는지 아이들의 진심을 담아 자신의 나쁜 기억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다른 아이들의 나쁜 기억에 귀 기울여 들으며 위로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며 생각도 깊어지고 마음이 부쩍 커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교사 혼자 보고 누리기 아까운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글을 씁니다. 다음에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