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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Jun 28. 2023

왕관이 무겁다는 편견은 버려!(2)

토요타 크라운 2.4 듀얼부스트 HEV 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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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의 2.4리터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는 시승 프로그램 상 약 13km 정도의 짧은 구간만 주행했으며, 고속도로 중심이었다. 따라서 차량에 적용된 AVS(Adaptive Variable Suspension, 가변제어서스펜션)을 활용한 선회 성능 등을 경험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고속 가속 및 고속도로 진입구간 큰 호의 코너를 중심으로 얻은 느낌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토요타 크라운 2.4리터 터보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이모셔널 레드 2 컬러



하이브리드+자동변속기, 토요타는 넘사벽


변속단이 있는 토크컨버터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적용한 차가 토요타뿐인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도 이를 독자개발해 적용하고, 후륜구동 레이아웃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만드는 브랜드들도 자동변속기와 하이브리드를 연결하고 있다. 초고성능 브랜드들을 중심으로는 듀얼클러치 시스템을 하이브리드와 연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 시스템에서의 완성도만을 따진다면 역시 토요타가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다. 자동변속기를 적요한 것은 가속에 있어서의 강력한 쾌감을 위한 해법이지만 동시에 엔진과 모터의 조화 속에서 절묘한 변속 시점을 찾아내야 토요타 하이브리드 특유의 심리스한 감각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 과제지만 토요타는 크라운이라는 답안지에 이를 너무 쉽게 써냈다. 



강한 가속 시에는 머뭇거림을 느낄 수 없고, 고속에서는 부대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2.4리터(2,393cc) 가솔린 터보 엔진의 자체 최고 출력만도 272ps, 최대 토크 46.9kg∙m에 달한다. 2.0리터급으로도 뽑아낼 수 있는 성능인데 이걸 2.4리터로 구현하다 보니 훨씬 부드럽다. 최대 토크 구간은 2,000~3,000rpm으로 좁다. 스포츠 모드를 쓰지 않으면 기어 변속 시점은 3,000rpm 정도라는 점을 감안한할 때, 엔진의 역할은 빠르게 치고 빠지면서 퍼포먼스와 효율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고속 주행 장면(사진 제공 토요타코리아)



보조를 넘어선 주연, e-액슬


2.5 HEV와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두 후륜에 모터가 적용된 E-Four 방식의 4륜 구동이지만, 듀얼부스트의 경우 후륜 모터 성능이 2.5 HEV보다 강하다. 최고 출력 58.6kW(79.6ps), 최대 토크가 17.1kg∙m로 단순 보조 이상의 역할이다. 경우에 따라 후륜에 구동력을 80% 이상 몰아 조향성의 극대화가 가능하다. 모터의 과열을 막기 위해 수랭식 쿨링 시스템도 적용됐다.


전륜구동 기반 차량들은 아무리도 강한 가속 및 고속 주행에서 후미가 들뜰 수밖에 없는데, 강한 모터는 이런 약점도 해결했다. 물론 여기에는 TNGA 플랫폼의 우수한 배분이 먼저다. 현가 장치, 구동 레이아웃 이전에 섀시가 가장 먼저라는 것이 자동차 엔지니어들의 생각이지만 특히 토요타는 이런 점을 더 강조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고속 주행 장면(사진 제공 토요타코리아)


고성능 지향이지만 오히려 주행 시 차체의 반응은 푹신한 편이다. 이 부분은 고속 주행만 13km. 정도 해 봐서는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으로 추후 별도 시승을 통해 확인해보고자 한다. 다만 현장에서 이 차를 좀 더 오래 탔던 미디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안락감과 충격 완화에 대한 성능이 탁월하다는 의견과, 조향 성능의 우수성과는 별개로 다소 무르다는 느낌이 크다는 의견이 공존했다. 


강력한 모터 시스템은 제동 안정성에도 기여한다. 특히 고속에서 더 고속으로 올라가는 주행 이후에 강한 브레이킹을 가하면 회생 제동을 통해 일단 속력을 충분히 줄일 수 있는데다 차량의 밸런스가 뛰어나기 때문에 불안함이 없다. 고속으로 코너에 진입할 때 유리한 구조다. 패들 쉬프트를 사용하면 토요타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엔진 회전 및 구동음을 느끼면서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이 차는 전체적으로 연비 중심이라기보다 퍼포먼스 하이브리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5 HEV가 92g/km인 데 비해 듀얼부스트는 151g/km에 달한다. 복합 연비는 11km/L인데 아무래도 퍼포먼스를 최대한 경험해보는 데 집중하다 보니 연비는 9km/L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급 포인트 더한 내외관 디자인, A 필러 트위터는 조금 아쉬워


2.4리터 듀얼부스트의 경우 휠과 프론트 범퍼 등에서 디자인을 조금 달리한다. 스티어링휠, 송풍구, 도어 트림 등에 적용된 금속성 트림은 좀 더 따뜻한 컬러다. 브러시드(brushed) 패턴에 저반사 소재지만 날카로움을 줄여 따뜻한 느낌을 만드는 패턴이다.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1열 인테리어(사진 제공 토요타코리아)


토요타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1열 인테리어


듀얼부스트의 휠은 주행 중 측면의 모습에 임팩트를 더한다. 회전 시 잔상을 남기며 임팩트를 더한다. 물론 달리면서 이걸 볼 일도 없고 그러다가 인생에 임팩트가 온다. 


차의 디자인이 워낙 유선형이다 보니 풍절음은 적지만 가속 시 카울너머에 있는 엔진 구동 소리가 넘어 들어온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구동 소음도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 마감 자체는 꼼꼼하지만 브랜드의 한계는 넘을 수 없는 한계는 있다는 걸 보여 준다. 그 대표적인 것이 A 필러에 적용된 트위터 스피커다. TNGA 플랫폼은 중량은 줄이고 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은 확보하는 전략을 따른다. 조향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차체 상부 중량 증가를 막기 위해 필러의 두께는 최소화하고 대신 여기에 초고강성 강재를 적용했다. 


그러다 보니 트위터 스피커의 회로를 수납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JBL 브랜드가 붙어 있지만 트위터가 돌출해 있다. 이런 구조라면 어떤 음원 재생 로직을 쓰더라도 음질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오디오의 청음 품질에 대한 미련이 있다면 렉서스 ES를 선택하길 권한다. ES의 럭셔리 플러스 트림은 듀얼부스트보다 120만 원밖에 비싸지 않다. 브랜드 오디오는 아니지만 자동차 오디오는 브랜드보다도 스피커 배치가 중요하다. 물론 오디오 하나 때문에 이 차를 선택지에서 버릴까 말까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JBL 사운드시스템의 트위터


사실 2.4 듀얼부스트는 크라운의 진보를 상징하는 트림이지만 판매량 면에서 메인스트림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토요타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선호하면서도 퍼포먼스를 아주 약간 아쉬워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이 파워트레인은 다음 세대의 렉서스 ES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인들의 소비 수준 특히 차량 소비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해외의 대중 지향 브랜드에 대한 평가는 사실 이하로 박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16세대의 크라운 그 중에서도 듀얼부스트는 이에 대해 점잖으면서도 강력하게 반론을 제기한다. 그거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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