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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Dec 27. 2023

정면대결 G80 vs E 클래스, 누가 우세할까?

안방 자존심 사수 vs 고급 비즈니스 세단 상징성 수성

2023년 12월 26일, 제네시스가 고급 세단 G80 3세대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오는 2024년 1월에는 해당 세그먼트에서 판매량과 상징성 모두 글로벌 최고인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 11세대(W214)가 국내에 출시된다. 두 차는 정면 승부는 피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제네시스의 판매량이 더 많지만 이 정도 영역에서는 판매량뿐만 아니라 차가 갖는 상징성과 평판 등 브랜드 가치와 관련된 영역까지 승부의 세부 항목이다. 연말연시부터 뜨겁다.



EQ를 품은 E 클래스

벤틀리의 그림자 G80


2023년 4월 말 공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11세대 E 클래스는 전체적으로 사이즈가 커졌다. 휠베이스는 이전 세대 대비 20㎜ 길어진 2,961㎜이며 전장은 4,949㎜다. 전폭은 1880㎜, 전고는 1,480㎜. 크기를 키우면서도 차의 운동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절제했다.



부분 변경 때도 섀시 치수를 늘이는 현대차그룹의 전체적인 트렌드와 달리, G80은 3,010㎜의 휠베이스를 지켰다. 전장은 10㎜ 길어진 5,005㎜이고 전고와 전폭, 윤거 등도 변화가 없다. 세그먼트상으로는 E 클래스와 동일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차들이 그러하듯 세그먼트 내 최대 크기를 지향한다.



메르세데스 EQ의 원 보우(one bow) 디자인 11세대 E 클래스는 EQ 브랜드의 디자인에도 이식됐다. 바짝 누운 A 필러와 트렁크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루프 라인 덕분에 공기 저항 계수가 0.23Cd 수준이다. 트림에 따라 최대 21인치 직경의 휠을 선택할 수 있어 매력적인 측면 이미지도 기대할 수 있다. 헤드램프의 주간주행등(DRL) 윤곽 EQE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EQ 라인업에서 촘촘한 픽셀로 표현되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삼각별은 물리적 형태로 표현됐다.


G80는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벤틀리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다. 이중 메쉬 타입 그릴은 최근 공개된 벤테이가에서도 볼 수 있는 방식이다. G80 역시 5 더블 스포크 20인치 휠을 새로 적용했다.




파워트레인 라인업의 다양성은 E 클래스

파생 전기차 갖춘 G80


최근 유럽은 내연기관 단종 시한을 늦추고 있다. 전기차를 생산하고 운용하는 데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비중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내연기관 공룡들은 전동화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기존 엔진 라인업들을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엔진 자체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11세대 E 클래스는 가솔린으로 2.0리터, 2.0리터 기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3.0리터(직렬 6기통), 디젤 2.0리터, 3.0리터(직렬 6기통) 등이 있으며, 비 전동화 라인업에도 23ps의 부가 출력을 전하는 48V 시스템이 적용되는 등 베리에이션이 다양하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AMG까지 감안하면 선택의 폭이 넓다.



제네시스는 2.5리터 터보와 3.5리터 V6 트윈 터보 2종의 가솔린 엔진을 갖고 있다. 여기에 후륜과 4륜 구동 방식을 통해 4가지로 분류된다. 최고 출력 272kW(370ps)인 일렉트리파이드가 공개된다면 5가지가 된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전동화에 올인하면서 더 개선될 수 있는 내연기관의 종류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 양산 후륜 구동 레이아웃을 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그룹 내에 부재하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느끼는 전기차의 매력이 떨어지는 현 상황에서, 가솔린 2종과 전기차 하나로 버티는 것은 전체 볼륨 확대에 장점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지금 개발 중일 4세대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정도를 추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내연기관의 시간은 좀 더 남아 있다.



사실 두 차 모두 부품 내구성은 다소 아쉽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평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는 경고등과 관련된 이슈가 많으며 순환기 계통에서도 누유 등의 문제를 자주 보인다. G80의 경우 저단 변속 시 울컥거리는 충격과 엔진에서 후륜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프로펠러 샤프트의 소음이 고질병으로 지적된다. 결국 이런 문제를 얼마나 완화했고 또 소비자들의 불만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라이드 앤 핸들링은 벤츠가 넘사벽

G80는 스포츠 패키지로 승부


내구성 등에서 아쉬움을 노출하고 경쟁자들의 상품성이 아무리 올라오더라도 메르세데스 벤츠가 앞서는 것은 차의 본질인 주행 성능이다. 스포티함과 세단으로서의 안락감을, 초 럭셔리 브랜드 전 단계에서 모두 만족시키는 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 외에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여름, 북미에서는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E 클래스 시승 행사가 있었다. 여기서 직렬 6기통 엔진의 E450을 경험한 매체들은 공통적으로 정숙하면서도 날카로운 운동 성능의 조화를 언급했다. 특히 일반적인 차라면 하체에서 올라오는 진동이나 소음이 느껴질 노면 조건과 주행에서도 정숙성이 뛰어났다는 것. 이번 E 클래스는 전∙후륜 서스펜션이 자체와 직접 맞닿지 않게 분리해 이러한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또한 이는 주행 중 물리력에 대한 반응 자유도를 더 높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60km/h 이하에서는 전륜 조향 반대 방향으로 4.5°, 고속 주행 시에는 같은 방향으로 2.5° 동작하는 후륜 조향 기능이 들어갔다.


G80는 서스펜션 부싱의 개선 및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Shock Absorber)를 기본화해 정숙성과 조향 안정성을 동시에 꾀하고자 했다. 가솔린 2.5 터보 20인치 휠 또는 가솔린 3.5 터보 선택 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적용된다. 이와 함께 흡음 타이어(19인치/20인치)를 적용하고 실링 구조를 최적화하는 등 흡차음 사양을 보강해 노면 소음과 풍절음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했다. 3.5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에는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E-LSD), 능동형 후륜 조향 시스템(RWS, Rear Wheel Steering)도 적용된다.




학습능력 강화한 3세대 MBUX

14.6인치 후석 모니터 G80


새로운 E 클래스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더욱 강화된 차 안에서의 디지털 경험이다. 강화된 학습 능력의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단일 프로세서 기반 컴퓨팅을 통해 데이터 흐름을 더욱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 메르세데스 벤츠의 설명이다. 특히 운전자가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기능들을 루틴으로 생성한다. 운전자는 이 루틴은 템플릿을 통해 생성할 수도 있고 직접 생성할 수도 있다.



센트럴 디스플레이와 조수석 스크린을 통합한 MBUX 슈퍼스크린은 11세대 E 클래스 1열 인테리어의 핵심이다. 조수석 디스플레이에는 DLC(dual light control) 시스템이 탑재돼,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기록한다. 운전자가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것을 감지하면, 조수석 디스플레이의 밝기를 줄여 운전자의 주의 분산 위험도 저감한다.


이 영역에서는 제네시스도 밀리지 않는다. G80에는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로 합쳐진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2분할 또는 3분할 화면을 선택해 내비게이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다양한 콘텐츠를 띄울 수 있다.



또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고해상도 사운드 시스템을 새롭게 적용하고 리얼 알루미늄 소재의 스피커 커버로 마감해 최고 수준의 사운드는 물론 심미적 아름다움도 구현했으며, 무드램프의 밝기를 개선하고 광원의 적용 범위와 길이를 기존보다 확대해 더욱 감성적이고 안락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14.6인치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도 서드 파티 앱을 통해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프리미엄 고객 경험

벤츠와 제네시스의 노하우 대결


사실 국산차와 수입차를 판매량으로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E 클래스가 잘 팔리는 것은 사실이만 11월까지의 월 평균 판매량은 2,019대다. G80의 3,677대에 비하면 훨씬 적다. 그러나 동급이라도 브랜드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부가가치, 상징성 등을 감안하면 E 클래스의 가치는 판매량 이상의 압도적인 파워를 갖는다. 즉 G80가 잘 팔리기는 해도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선택하고 싶은 차라는 개념에서는 E 클래스를 앞서기 어려웠다. 아닌 게 아니라 11세대의 출시를 앞두고 단행한 10세대 후기형 E 클래스의 할인으로 인해, 9월부터는 오히려 E 클래스가 제네시스를 압도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브랜딩에 힘쓴다. 브랜드 특별 전시  <THE GENESIS STAGE. G80>를 내년 1월 13일(토)부터 21일(일)까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레스파스 에트나’에서 운영할 예정이기도 하다. 수도권 주요 장소에 자리잡은 제네시스 전문 쇼룸도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는 환대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제네시스의 브랜딩은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주입하는 성향이 강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프로모션이나 브랜딩이 고객의 입장과 존재감을 강조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물론 후발 주자로서 자기 PR이 중요하다.



그래도 브랜드 독립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브랜드 대표 차종이 E 클래스라는 상징적인 차종에 ‘비벼 볼 만한’ 존재로 인식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본 매체에서는 화제성과 전체적인 가치 면에서 11세대 E 클래스의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쳐보지만 G80의 약진에도 박수를 보낸다.


G80의 판매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5,890만 원, 3.5 가솔린 터보 6,550만 원이며, G80 스포츠 패키지는 2.5 가솔린 터보 6,290만 원, 3.5 가솔린 터보 7,110만 원이다. 클래스의 가격은 아직 공개 전이나 완전변경인만큼 트림 당 400~500만 원의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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