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4번째 스튜디오 앨범 [The Romantic] 발매
그는 항상 뭔가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떠들썩하게. 그의 공백기가 10년이라고 하면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2월 27일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The Romantic] 발매를 예고한, 최전성기의 뮤지션 박희순 님 아니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이야기다.
이것은 사실이다. 브루노 마스. 2026년 [24K Magic] 이후 정말로 10년이 흘렀다. 2021년의 앤더슨 팩(Anderson Paak)과 함께 한 [An Evening with Silk Sonic]이 있긴 했지만 그의 단독 앨범은 아니었다. 확실히 앨범 수만 보면 과작 뮤지션에 가깝다.
그럼에도 브루노 마스는 전세계 대중들의 시야를 벗어난 적이 없다. 그는 앨범이란 것의 주기와 수명이 짧아진 21세기 뮤지션이지만, 20세기형 투어 괴물이었다. {24K Magic} 투어는 2년간이나 진행됐다.
그러면서 중간에 다른 대형 뮤지션들의 곡을 소화해 히트시켰다. 2018년에는 구찌 메인(Gucci Mane), 코닥 블랙(Kodak Black), 2019년에는 에드 쉬런(Ed Sheeran), 카디 비(Cardi B)와 작업했다. 2020년대는 더 말할 필요가 있는가. 로제(Rose), 레이디 가가(Lady Gaga) 두 명이면 설명된다. 그는 21세기의 베이비페이스였던 셈이다.
게다가 그의 앨범 수록곡들은 평균적으로 절반 정도가 싱글로 커트됐다. 금융의 경우를 빗대 말하면, '앨범이 일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었다.
그의 공백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그의 음악 스타일 자체가 유튜브 생태계에서 확대 재생산되기에 최적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의 송라이팅에서 가장 큰 특징은 확실하면서도 여유 있는 도입부다. 이를 통해 주제가 되는 멜로디나 리듬 등을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따라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물론 그렇다고 쉬운 곡은 아니다.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곡을 '갖고 놀 수 있는' 상상력의 여백을 남겨두는 스타일이다. "Die with a Smile"의 간주 부분은 '줄잡이'라면 손이 움찔거릴만한 풍만한 여백을 자랑한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톤의 완성도가 높고 어떤 음향기기로 들어도 사운드가 조화로운 것도 카피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이렇게 본인의 활동이 아니라더라도, 그의 곡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살아 움직인다. 그러니 10년 간, 세계 리스너들의 브루노 마스의 부재를 느낄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새 앨범의 발매를 앞두고, 브루노 마스는 먼저 싱글 'I Just Might'를 먼저 공개했다. 한국 시간으로 1월 9일에 발매됐기 때문에 빌보드에서의 초동 성적은 다음 주 목요일에 나올 예정이다. 스포티파(Spotify) 서비스에서는 즉시 100만 스트림을 돌파. 2025년 1월, 그는 스포티파이 역사상 최초로 월간 청취자 수 1억 5,000만 명을 돌파한 만큼 이번 결과도 기대를 모은다.
'I JustMight'는 완벽한 디스코 리바이벌이다. 그것도 디스코 초기의 심플함을 강조했다. 뮤직비디오에서 모든 악기를 본인이 연주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도 그 심플함과 명료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실크소닉에서 1980년대 초반 흑인 팝을 충실하게 재현했는데, 그의 시계는 다시 뒤로 돌아간 듯하다. 나중엔 1930년대 음악을 한다고 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이번 작업도 그의 단짝인 프로듀서 디마일(D'Mile)과 함께 했다. 디마일은 2022년, 다름아닌 'Leave the Door Open'으로 브루노 마스와 함께 했다. 거의 모든 정상급 프로듀서들이 보여주는 능력이지만, 정제된 질감의 사운드 소스, 그 사이의 공간감을 살리는 것이 그의 프로듀싱이다. 또한 그는 특정한 사운드를 추구하기보다, 뮤지션이 지향하는 정서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다양한 분위기를 조합하는 데 능하다. 또한 그것이 그의 음악관이며, 그런 태도가 2021년 이후 그래미에서 가장 성공한 프로듀서라는 영예를 안겨주고 있다. 여담으로 디마일은 브루노 마스와 나이도 동갑(1985년생)인데다 음악 활동 초기에 겪었던 굴곡도 닮아 있다. 정서적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만한 요인들이다.
당연히 이 곡도 그의 다른 곡들처럼, 많은 연주자들이 사랑하고 확대 재생산할 소지가 크다. 디스코다 보니 베이스는 기본이고, 솔직하고도 기름진 리듬 기타도 귀에 바로 꽂힌다. 젊은 시절의 스티비 원더를 떠올리게 하는 건반 톤과 그루브, 퍼커션과 드럼의 조화도 연주자라면 영감을 얻을 만한 요소다.
사실 디스코는 지금만큼이나 혼란의 시대에 태어난 음악이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의 전쟁은 지금 이상으로 격렬했다. 오일 쇼크로 산업이 흔들렸고 아프리카 소국과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독재자들은 국민들을 사냥했다. 디스코는 삶의 기반이 흔들리던 그 시절, 몸을 흔들며 그 흔들림에 적응하려던 사람들이 욕망을 반영한 것인지도 모른다.
도피라고 생각할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맞다. 도피가 나쁜가. 도피를 죄악시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뇌와 인지에 대해 공부를 좀 더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인지는 한정된 리소스다. 현실이 버거워 이 리소스가 소진되면 인간의 정신은 급격히 무너진다. 그게 조현병이다. 대중 문화 특히 음악이란 게 의무라는 게 있다면 그건 사람들의 정신이 무너지지 않게 지키는 것이다. 브루노 마스가 인지하는, 현재 가장 성공한 뮤지션으로서의 책무도 이거다. 'I Just Might'라는 곡 제목은 그런 선언으로 읽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