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기자의 연예수첩 66
최근 한 남성 연기자가 과도하게 많은 반려동물을 곁에 두고 제대로 키우지 않는 일종의 동물 학대 행위 , 이른바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은 수 년째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모 지상파 방송사의 연예인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하 관찰 예능)으로부터 비롯됐다. 이 연기자는 경기 양평의 전원주택에서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지내는 일상을 공개했는데, TV를 통해 이 모습을 본 한 네티즌이 "반려견의 파양에 무심했었다"는 내용의 폭로성 글을 올린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후 해명과 반박이 계속되고 또 다른 지인들까지 가세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건은 당사자의 사과로 마무리됐다. 의혹을 거듭 부인하던 그는 "사정이 여의치 않았어도 반려동물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것은 잘못된 일이 맞다. 변명하고 싶지 않다"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반려동물의 입양과 파양이 얼마나 좋고 그릇된 행동인지 따져보자고 이 같은 사례를 언급한 게 아니다. 관찰 예능의 인기 뒤에 가려진 부작용을 다시 얘기해보고 싶어서다. 앞서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는데, 지난 2014년 3월 출고했던 '24시간 카메라 들이대는 트루먼쇼의 비극'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서다.
오랜 친분이 있는 모 남성 중견 연예인과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났다.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방송계 이곳저곳에서 러브콜이 끊이질 않을 만큼 여전히 '귀한 몸'인 그는 최근 유행 중인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 제의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하루 온종일 카메라가 나를 지켜본다는 게 너무 싫은 거지. 물론 내보내기 싫은 장면은 PD한테 편집을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찍는다는 그 자체로도 부담스러워."
반 평생 이상을 카메라와 함께 살아온 사람이 정작 카메라를 부담스러워 한다니 조금 의아했다. 이 같은 궁금증에 "그렇지 않아. 방송에 나가든 안 나가든 나를 전부 까발리는 거잖아. 카메라를 의식해야 하는 상황이 가정까지 이어진다는 건 정신적으로 아주 피곤한 일이야. 방송 출연 기회가 많지 않은 동료들에겐 배 부른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SBS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짝' 제작 현장에서 한 여성 출연자가 목을 메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지난 5일 발생했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펜션 화장실에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가 있었던 것 등을 감안해 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망자만이 죽음의 진짜 이유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어느 한쪽에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다. 그럼에도 '짝'으로 대표되는 일반인 출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그동안 일으켰던 크고 작은 논란들을 되짚어보면 제작진이 먼저 비판받아 마땅한 대목은 수두룩하다.
2011년 1월 첫 방송 이후 '짝'은 '평범한 일반 남녀가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연애관과 결혼관을 살펴보고자 한다'는 제작 의도와 상관없이 출연자 선정 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다.
준 연예인이 경력을 숨긴 채 일반인인 척하고, 자신이 운영 중인 온라인 쇼핑몰의 홍보를 위해 출연한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또 출연자들의 이른바 '스펙'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 같은 문제들은 비단 '짝'에만 해당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막 내린 케이블 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도 비슷한 일로 자주 도마 위에 오르곤 했는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제작진은 '출연자 검증에 더욱 신경 쓰겠다'라고 다짐만 했을 뿐 개선하는 듯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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