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후면에 붙여진 스티커에 담긴 부모님의 마음
최근에 운전면허를 땄다. 쉬는 기간에 자격증을 따서 일종의 성취감 느껴보고자 시작한 것인데, 실제 면허를 취득하고 나니 운전을 한다는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유튜브로 신호체계, 초보운전 팁부터 블랙박스 사고 영상까지 섭렵하며 '운전의 세계'에 대해 배우고 있다.
운전면허 취득 후 '초보운전' 자석을 구매해서 차량 후면에 붙이고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다른 차량들이 붙이고 다니는 재치 있는 문구에 눈길이 갔다. '왕초보', '극한 초보', '초보운전 배려 감사합니다'부터 '먼저 가 난 이미 틀렸어', '차를 괜히 샀어'에 이르기까지 그 문구도 다양하다. 그런데 어느 날, 보자마자 마음이 먹먹해지는 문구를 발견했다.
위급 상황 시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운전면허가 없던 시기에도 난 교통사고를 한 번 경험했고, 주위에 운전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경험했다. 매일 올라오는 블랙박스 사고영상 유튜브를 보다 보면 '교통사고'가 늘 우리 삶 가까운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위급 상황에서 가족을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저 문구에서 느꼈다.
아이의 학교를 매주 데려다주고, 설날과 추석이면 몇 시간 동안 이야기 꽃을 피우며 가족들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자동차에 아이의 혈액형을 적어둔 스티커를 붙이는 부모님의 마음은 무엇일까. 나만의 가족을 꾸려나간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 짊어진 무게와 책임감, 그리고 그 사랑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괜히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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