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함 극복 프로젝트 : 一日 一筆
09.02.2024
一日 一筆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기를 둔다" 에세이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챕터가 나온다.
떨어져 있을 때 상처받지 않는다
거기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의미를 갖는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떨어져 있을 때 우리는 상처받지 않는다. 이것은 엄청난 마법이며 동시에 훌륭한 해결책이다. (...) 품었던 나쁜 생각들, 감정들이 소멸되고 (...)
밀접한 관계는 때로 우리에게 소속감과 시너지를 준다. 이들과 함께라면 더 이상 두려울 게 없다는 생각과 든든한 내 편이 곁에 있다는 안도감에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때로는 그 관계 가운데 내가 모르는 모습들로 실망하거나 배신감이 들 때면 다른 관계에서보다 그 타격감이 크다. 여태 친밀한 사이로 나눴던 수많은 대화들을 곱씹어보며 '내가 쓸데없는 걸 얘기한 적은 없었나' 싶고, 나아가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 이전과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슬퍼진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던 때가 좋은 걸까. 그냥 내가 바라보는 시선 그대로 이 사람과 관계를 바라봤다면 이 정도의 울렁거림은 없었을 텐데.
그래서 '약간의 거리를' 두기로 했다.
나를 괴롭고 실망시키고 어렵게 만드는 문제와 관계들에게서 조금 벗어나, 다시 나만의 영역 안에서 '나의 회복'을 우선시하기로 했다.
쉼 없이 달리기만 했던 여름,
이제는 잠깐 멈춰져서 숨을 고를 가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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