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래...
저를 남기기 위해 인스타를 주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일기장으로 쓰기도 하고, 과시하거나 자랑하기 위해서도 업로딩을 하고,
이제는 저와의 접점을 없애버린 사람과의 추억이 그대로 남아있는 게시글이 남아있는 인스타그램은 이제 저에게 없어선 안 될 제 3의 고향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과거를 기록으로 남긴 덕에
머리와 가슴 속에서 뿔뿔이 흝어진 과거를 뒤돌아 볼 때가 있습니다.
읽으면 다시 선명해지는 기억과 냄새와 불어오는 바람도 있고
이게 내가 쓴 글이 맞나, 내가 겪은 일이 맞는가 할 만큼 완전히 잊어버린 것들도 나와서
시간이 아주 많이 날 때면 웹툰 대신 제 글을 읽곤 합니다.
(오늘은 근 반 년만에 네이버 웹툰을 정주행했습니다. 역시 시간 잡아먹기 딱 좋더군요... 너무 재밌었지만요...)
그런데요?
불안과 슬픔 속에서 흐르고 있던 과거는 토닥이고 싶어지기라도 하지.
오만함과 우열감이 묻어있는 저를 보면 아주 특히나 가관이에요.
그럴 때면 아아아아아악!!! 왜저래!!! 으엑!!! 하고 파쇄기에 갈아버려서 흔적도 없이 없애버리고 싶어져요. 그러나,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제 감정과 생각이 살아있는 것이니깐요.
앞으로도 평생 미숙할 저는 앞으로도 똥을 싸고 흑역사를 제조할 거니까요.
굳이 하나하나 다 인터넷상에서 삭제해봐야 제 머릿속과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더라구요.
과거가 담긴 글과 사진을 지울 시간에, 그걸 대면하면 여전히 수치스러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화가 나거나 불안하거나 답답해지는 제 마음을 직면하고 돌보아주는 게 더 이득이더군요.
그래도 어느날, 너무 부끄러운 똥이 발견되거든 그건 아무 말 없이 보관함에 집어넣겠습니다...
이는... 아아주 나중에 애인 생겨서 커플스타그램 하게 되면...
헤어지게 되더라도 공동의 추억이 담긴 게시글이든 사진이든 간직하며 살고 싶다는 합의를 미리 던져놓기 위한 전채요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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