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갈 생각, 추호도 없지만 추억은 남겨둡니다.
오랜만이네요. 이브입니다.
휘몰아치는 감정의 격랑 속에서 고양되고 우열을 가리고,
갑자기 열린 가슴과 폭발하듯 한 풀 더 성장한 저의 변화에
스스로 갈피를 잃고 헤매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사람이고 싶은 마음에 우쭐했던 저를 다독이고
극심히 불안에 잠기는 저를 가족과 친구와 병원과 상담과 제 자신 속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제가 잡아둔 수많은 외부 일정들을 소화하느라 그것 또한 벅찼구요.
사실 이 모든 경험들이 재밌었습니다.
여기에 차마 쓰지 못하는 수치스럽고 화가 나서 슬피 운 일은 다행히 외부적으로는 마무리 되었고
처음에는 엄청난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평범함 속에서 동행해나가는 일들을 겪는 중에 있기도 합니다.
누구의 삶인들 그렇지 않겠냐만은
이번 해는 유독 제 삶이 일련의 드라마와 영화 속 주인공이 겪는 일들과 같습니다.
1년 전에 비하면 나름 멘탈이 강해졌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럴 수 있었던 건 누가 보면 끔찍하거나, 못된 이들에겐 조롱당할 만 한 일들을 몸소 겪으며
도망치지 않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나름 몸도 마음도 이전보다야 성숙해졌습니다.
그래서 참 마음에 듭니다.
시련과 고민과 불안과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오는 일들을 한 결 더 기쁘게 받아들이게 되는 제가요.
물론 저 혼자만의 힘으로 갈등과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한 줌의 도움과 힘이라도 친구와 가족과 지인에게서 자연에게서 동물에게서 화분에게서 받지 않고 살아간 날이 없었어요.
저도 그들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내어놓으며 살아왔구요.
앞으로도 그럴 테죠.
저는 저의 너무 많은 것들을 내어주느라 '일종의 손해를 보고 사는 거 같다, 멍청하게 당하기나 한다.' 라고 너무나 열려있는 제 가슴과 순짐함을 어리석다고 여겼습니다.
아무에게도 제 것을 내어주고 싶지 않아지는 마음이 강하게 불 때면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이불 속에 숨고만 싶었는데요.
그럴 수 없는 저를 봅니다.
저는 인간들이 너무 좋아요.
그들이 세간에서 말하는 악함을 가졌든, 선함을 가졌든, 멋지든 아니든간에요.
사실, 정말 그 마음 그릇에 아무것도 담을 수 없는 성향이 타고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악함과 선함을 가릴 수가 있나 해요.
그냥 각자가 가진 감정과 욕구대로 본인이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가지기 위해 행동하는 것뿐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렇구요.
누가 안 그럴까요.
그렇지만, 요즘은 '감정과 생각은 내가 아니다.' '에고는 내가 아니다.' 라는 말이 어떤 느낌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나 나의 일상을 함께 맞닿고 살아가게 될 사람들이
이게 어떤 느낌인지 같이 공감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을텐데... 라는 욕심을 거두기가 쉽지가 않네요.
그렇지만 모든 건 각자가 알아서 할 일...
제가 주입하고 강요한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요?
오로지 저만이 저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지난 만 28년 동안 충분히 경험한 걸요.
구독자님들도 그렇다고 생각하실까요?
저는 그저 제가 살아가는 삶의 모양, 생각과 감정 버튼의 질감과 빛깔, 나의 고유한 멋과 수치스럽고 어두운 이야기들을 글과 사진과 노래와 온갖 수단들을 통해 남들에게 전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인스타그램뿐만이 아니라, 제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부지런히 저를 옮겨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