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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씨네 WeeCine May 21. 2020

리뷰 | 그집

말초신경은 자극했지만...부재한 서사에 한숨 푹

[맥스무비=위성주 기자]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는 언제나 묘한 기대를 부른다. 실제 있었던 사건인 만큼,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구성으로 관객을 쉽게 몰입시키곤 한다. 영화 ‘그집’은 실제 스페인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거리를 배경으로 했다며 흥미를 돋웠지만, 결과물은 아쉬움만을 남겼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신선한 스페인 귀신도 점차 난잡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흐름에 존재감을 잃고 말았다.

영화 '그집' 스틸. 사진 조이앤시네마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았던 암파로(베고냐 바르가스)네 가족은 마드리드 드림을 꿈꾸며 상경하지만, 이사 간 집에서 발생하는 기묘한 일들에 점차 정신이 피폐해져 간다. 막내 라파엘(이반 레네도)은 갑작스레 실종되고, 치매를 앓고 있던 할아버지(호세 루이스 데 마다리아가)는 총이 있어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집을 나선다.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음을 직감한 가족들이지만, 특별히 도움을 청할 곳도 없어 막막할 뿐이다.


영화 ‘그집’(감독 알베르트 핀토)은 1976년 스페인 마드리드를 배경으로, 새 출발을 꿈꾸며 도시로 이주한 여섯 가족이 한 집에 이사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끔찍한 악몽을 그렸다. 영화는 스페인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죽었다는 마드리드의 한 거리와 실제 사건들을 소재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베고냐 바르가스, 이반 마르코스, 베아 세구라, 세르지오 카스텔라노스, 이반 레네도, 호세 루이스 데 마다리아가가 출연했다.

영화 '그집' 스틸. 사진 조이앤시네마

영화 ‘디 아더스’(2001)부터 ‘컨저링’(2013)에 이르기까지 귀신들린 집이 공포영화의 이야깃거리로 쓰이는 것은 익숙하다. 괴담을 듣는 이들에게 막연한 공포를 심어주는 전통적인 소재인 만큼, 많은 영화에 사용됐음에도 여전히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특히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면, 극 중 등장하는 귀신과 집은 공포스러움이 배가 된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기에, 영화는 관객을 보다 쉽게 몰입시킨다.


영화 ‘그집’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죽었다는 거리의 한 집과, 실제 있었던 끔찍한 일들을 재해석했다는 이 작품은, 지난 영화의 공식을 따라 기괴하고 혐오스러운 귀신으로 관객에게 강렬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문제는 시각적으로 강렬한 귀신의 힘만으로 105분이라는 러닝타임을 끌고 가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그집’은 실제 거리와 사건을 배경으로 했음에도 매력적인 이야기는 조금도 그려내지 못한 채 점프 스케어만을 남발했다. 오래된 B급 호러무비에 있던 클리셰들을 빠짐없이 답습했으며, 캐릭터의 행동은 이해하기 힘들다. 귀신에게 특별한 사연이 있는 듯 포장하며 급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만, 괴상망측한 전개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개봉: 5월 27일/관람등급: 15세 관람가/출연: 베고냐 바르가스, 이반 마르코스, 베아 세구라, 세르지오 카스텔라노스, 이반 레네도, 호세 루이스 데 마다리아가/감독: 알베르트 핀토/수입: 조이앤시네마/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TCO더콘텐츠온/러닝타임: 105분/별점: ★☆


위성주 기자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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