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고 나면 알게 되는 가지고 있을 때의 행복

- 다시 운전면허증 취득에 도전하다 -

by 위스키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 그래도 나름대로 운전경력이 20년인데)



필기시험 2회차 합격

기능시험도 2회차 합격

도로주행 시험 1차 불합격

도로주행 시험 2차 대기 중



사실 난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었다.

음주취소는 1년이 경과되어야지 면허를 다시 취득할 수 있는데 그동안 바쁜 회사일로 인해 따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않아 계속 미루고 있다가 2년이 경과된 지금에서야 다시 면허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사실 취소 당시에는 앞으로 나의 두발은 완전 꽁꽁 묶여버렸다것의 큰 위압감을 느꼈고

평상시 한번도 술을 마시고는 운전대를 잡아본적이 없는 나로서 너무나 억울한 상황이었다.

(난 킥보드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었다. - 취소되기 전까지 나는 킥보드도 음주단속 대상이 되는지 아예 몰랐다.)


하지만 나보다 더 억울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면허시험 응시전 반드시 법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3일에 걸친 특별안전교육 시간에 타 취소자들의 면허취소 사례를 들으며 알게되었다.


“저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전봇대에 부딧혀 쓰러져 있었는데 지나가는 어느 한분이 저를 도와준답시고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저의 음주운전이 걸려 취소되었습니다”.


“저는 대리를 불러 집 주차장 까지 와서는 주차 자리가 여유치 않아 이중주차로 귀가했었는데 차 빼달라는 민원요청으로 다시 차를 잠깐 운전할 때 경찰이 와서 단속했습니다. 알고보니 대리기사가 몰래 뒤에서 파파라치로 신고했네요”.


참으로 억울한 상황이 아닐수 없다. 아니 지질이도 운이 없다고 해야하나. 어쩌면 나는 이만한게 다행이다 싶을정도로 나보다 더 분한 상황을 겪은 사람도 충분히 많았다.


그런데 사실 지난 2년이라는 시간동안 아주 나빴던 것만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습관이 들다보니 나름의 장점도 많았었다. 우선은 비용이 아주 저렴했으며 어디를 가더라도 주차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고 어느 때나 늘 확인하고 일찍 서두르는 버릇 즉 부지런함이 몸에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내가 다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고 하는 것은 다시 자유를 찾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어디든 언제나 가고 싶을 때 갈수 있다는 것.

나의 자동차로 그것을 내가 직접 운전하면서 가볼 수 있다는 것.


그 자유가 난 너무 그리웠다.


20년전 스무살이 되자마자 친구들이 따는 바람에 덩달아 취득하게 된 면허가 그렇게 소중한 것인지는 나는 최근에 와서야 알게되었다. 당연히 내게 주어지는 것인줄 알았고 너무 오래전에 딴 것이라 면허가 있음으로 인한 행복은 익숨함에 가려져 더이상 내게 즐거움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은 무엇인가를 잃고 나면 그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된다는 말이 있듯이 운전으로 인해 내가 누리고 있었던 소소한 행복을 이제 조금이나마 알것 같다.


시험을 치기 위해서는 교육도 받아야지, 다시금 공부도 해야지, 잃어버린 운전감각도 다시 살려야지, 면허 시험 날짜도 맞추어야지 신경쓰고 확인해야 할 게 한두가지 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안전교육시간에 강사가 이야기 한 것처럼 통계상 여기 오신 분들의 절반은 다시 음주운전으로 오시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에 나는 그 절반에 결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면허 취득 과정의 고생스러움에 깊이 각인시킬 것이다.


도로주행 하나 남았다.

연습을 했고 나름의 공식을 외웠고 그리고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 까지 했다.

알수는 없지만 걱정이 되지 않는다.


할수 있겠다. 아니 될 것 같다. 확신이 온다. 이번에 면허증을 받게 되면 그간 미뤄둔 바다여행이나 한번 가봐야겠다.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평범한 것들도 절대 평범한 것들이 아니다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