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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Mar 02. 2023

14일 만에 일일바 차린 이야기(4)

요식업에 관심은 없지만 내 바는 차리고 싶어


D-7


메뉴판




티저를 올릴 때 손님들께서 어떤 메뉴를 준비했는지 알 수 있도록 메뉴판도 같이 공개했다.


일일바 오픈이 1주일 남은 시점에서 신청폼과 함께 메뉴판이 올라갔고


하루 정도 뒤에 이름이 바뀌고 메뉴 수정도 있었다. 




수정이 있더라도 일단 만들어 두니까 고래솊께서 금방금방 수정해주셨다. 


그렇게 해서 심플하고 멋지게 만들어진 메뉴판이 바로 이 것이다. 





먼저 바 이름이 고진감래바로 바뀌었다. 


고래솊의 닉네임인 고래와 내 이름 진을 합친 고진감래! 




친하게 지내는 지인분들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라 더 유쾌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입에 얼마나 찰떡같이 붙는지.




이벤트 성으로 스페셜 메뉴를 세 개 만들었는데


이게 꽤 생각보다 인기가 많았다. 맥도날드에 파는 스마일 0원 같은 메뉴인데


소규모로 하기 때문에 넣을 수 있는 메뉴인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스페셜 메뉴 덕분에 


일일바의 또다른 특징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았다.




가장 뼈대라고도 할 수 있는 메인 메뉴와 술을 초반에 많이 고민해서


빨리 정한 덕분에 이런 스페셜 메뉴를 낼 수 있는 여유도 있는 것 같다. 


* 함께 일 하는데는 대화가 정말 중요하고 온라인으로 이야기 하는 것 보다 직접 만나서 적어가면서 하는 것이 빠르다.




메인 메뉴를 정하려면 갖고 있는 리소스로 어떤 종류의 음식까지 할 수 있는지 계획과 


그 음식들의 조합이 어울리는지, 잘 어울리는지 그리고 만드는데 뭐가 필요한지 


또 만드는데는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음식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고진감래바는 고래솊 덕분에 편하게 간 점들이 한 두개가 아니라고 느낀다. 






선예약 


일일바는 고래솊과 이야기 해서 우선적으로 초대 드릴 분들께 종이로 초대장을 드린 다음


바로 신청하실 수 있게 개인 연락처로 신청 링크를 드렸다. 


대부분의 참가자 분들께서 신청 링크를 드린 다음날까지 신청을 주셨고 선예약 신청은 3일 정도 받았고 취소가 1건 있었다.




취소에 대한 대응으로는 먼저 예약해 주신 분들께 더 많이 즐기실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나 하나 돌렸다.




참 결정하기 어려운 점이다. 자동화를 시켜서 좀 편하게 갈지, 공수가 들더라도 하나하나 해서 고객관리를 할 것인지.


자동화 한다면 공수는 덜 들텐데 목표가 초대손님을 늘리는 것이라면 개인화를 해서 접근하는 편이 좋다. 




왜냐하면 이런 식의 비공개 우선예약은 개개인에게 케어를 해준다는 느낌 자체가 


일반 예약과 상품 차별화가 될 수 있고


기계적으로 답변할 수도 있지만 개인의 상황에 맞춰서 답변 할 수록


빠르고, 정확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기 더 좋은 것 같다.


결국은 인력의 문제인 것 같고 나아가서는 1인 기업 또는 소규모 기업이


개인화 마케팅을 진행 하려면 업체에게 외주를 주는게 본인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1인 기업과 소규모 기업은 항상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리소스와 싸움인 것 같다. 


근데 외주 맡기려면 돈이 필요하잖아... 결국 사업을 오래 지속하려면 여러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하는데


한 순간에 뚝딱하고 업무 분업이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한 것 같다. 지치는 싸움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신청서는 이런 내용으로 결과 설문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신청서 내용*


1. 신청자 분 닉네임 또는 불리고 싶은 이름을 알려주세요


- 지인들 위주로 초대하는 바의 특성을 살리고자 불리고 싶은 이름으로 불러드려 편안한 느낌을 드리고자 기재함.




2. 몇 부에 참가를 원하시나요? 


- 이번 일일바는 1부, 2부로 나뉨. 

- 그 이유는 공유주방 테이블과 의자 개수가 6개로 한정됨

- 초반에는 부에 따라서 수용 가능한 인원만 받을 수 있도록 폼에 부가 기능을 사용하여 참가 신청 숫자에 제한을 걸어 오시는 분들 께서 좀 더 편하게 참가를 희망을 원하는 부를 받게 됨.




3. 입장료는 2만원이며 선입금이 필요합니다


- 다시 한번 가격 안내 및 당일 정산 공수를 줄이고 사전에 참가 확정을 마치기 위하여 선입금으로 안내함.




4. 입급하신 분의 성함을 알려주세요


- 신청하신 분 본인 확인을 위해 문의함. 신청자 이름과 입금자 성함 일치하는지 확인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편할텐데. 




5.참가 확정 연락 드릴 연락처를 알려주세요


- 참가 신청 확정한 분들께는 개별로 공유주방 위치 및 참가 신청 확인 연락함. 남는 자리가 생겼을 때 오시는 분들께 5번 연락처를 통해 개인적으로 연락함. 마찬가지로 본인확인과 추후 안내를 위한 연락이 자동화 되면 편할 것 같다.




6. 못 드시는 음식 또는 알러지가 있는 음식이 있으신가요?


- 해당하는 분이 계실 경우 메뉴 수정을 위해 문의 드림. 작은 규모의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바 이기 때문에 이런 점 까지 신경쓸 수 있어서 더욱 손님을 챙기는 기분이 들었다.







감사하게도 1-2부 다 오시는 손님 중에 같이 짐을 들어주실 수 있는 분이 계셔서 함께 당일 장을 보기로 했다.

고객 관리의 경우 일일바가 끝날 때 까지 해야할 것 같다. 



D-1



메뉴 준비


공유 주방 크기와 화구가 한 개 밖에 없는 점 그리고 당일에는 


바로 손님에게 드리기만 할 수 있는 메뉴가 있다면, 


또는 미리 만들어 두면 더 맛있어 지는 메뉴가 있다면 미리 만들어 두려고 했다. 




나는 감자샐러드(비건) 과 일본식 오뎅탕을 준비했다. 


비건 감자 샐러드(하인즈 비건 마요네즈, 감자 8개, 오이 4개, 큰 양파 1개 사용, 소금+후추 간)




일본식 오뎅탕(무우, 소고기 척 아이롤, 다시마, 다시마 쯔유 사용. 물 3리터에 다시마 쯔유 250ml 사용함)




감자 샐러드 비화




감자샐러드는 딱딱한 것 보다 부드러운게 손님들께서 스테이크 드실 때 더 맛있게 드실 것 같아서 


20분 정도는 삶았더니 힘 써서 뭉갤 필요 없이 부드럽게 잘 으깨졌다. 




스테이크가 아니라 일본식 오뎅탕이 메인이었다면 


이자카야 식으로 감자 식감이 날 수 있도록 10분 전후로 감자를 삶았을 것이다. 




오이와 양파는 2-3미리 정도 굵기로 얇게 썷어서 넣었고 삼삼하고 부드러운 상상 가능한 맛이 나왔다. 




비건 마요네즈를 사용한 이유는 하나라도 비건 메뉴를 넣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는데 


예전에 사용했던 논비건 마요네즈 보다 덜 느끼 하지만 좀 자극적인 맛은 소금으로 보충 할 수 있었다. 




일본식 오뎅탕 비화


원래는 소 힘줄을 사려고 했는데 정육점에서 산게 아니라서 그런가 힘줄이 없었다. 


정육 코너에 맞춤으로 고기를 주시는 분도 없었고.. 하지만 다시마 쯔유를 사려면 마트에 갈 수 밖에 없었다. 


마트에서는 다시마 쯔유, 소고기 척 아이롤, 오이 6개를 샀다. 




일본식 오뎅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은 "어묵" 을 오뎅으로 말 하지만


일본은 오뎅탕 전체에 들어가는 메뉴 그 자체를 오뎅이라고 한다.




한국과 다른 점은 고기, 소세지가 들어가고 오뎅 생김새도 조금 다르다는 점?


겨울이 되면 꼭 만들어 보고 싶은 메뉴였는데 힘줄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그래도 척 아이롤은 국물 요리 할 때 많이 쓴다고 하니 아낌 없이 팍팍 넣었다. 




일본식 오뎅탕은 어묵류는 국물에 여러 시간 끓이면 안 된다. 


카마보코, 한펜 등 여러 종류 오뎅이 들어가는데


오늘은 다시마, 무우, 소고기를 써서 국물만 만들고 바가 열고 메뉴가 들어오면 오뎅 넣어서 끓여서 나가려고 한다.


일본식 오뎅탕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가장 국물이 많이 베어있는 무우라고 하는데 2시간 정도 푹 삶아지고 있다. 




다 만들고 보니까 일본식 오뎅탕은 꼭 어묵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까


페스코로 만들거나 (쯔유에는 가다랑어가 들어간다)  무우, 다시마, 간장으로 만들어서 


먹는 재료는 브로콜리, 파, 토마토, 당근, 양배추, 곤약을 넣는다면 비건 오뎅탕으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적어도 페스코로 만들어볼걸. 이제와서 후회가 든다.




감자 샐러드와 일본식 오뎅탕을 다 만드는데는 약 3시간? 조금 넘게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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