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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섭 Feb 08. 2019

메모. 진화와 건강

고용불안과 미세먼지와 소득불평등은 한국인의 몸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쓰면서 마지막까지 책에 넣을지 고민하다가 빠진 내용 중 하나는 '진화와 질병'이었다. 글을 쓰기에 아직 공부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망설였던 이유는 다윈의 자연선택설이 제공한 인간의 몸과 마음을 설명하는 놀랍고도 거대한 통찰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구석기 시대 생활환경을 통해 인간의 지방축적과 비타민 C 배출에 대해,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의 존재를 통해 산소운반능력이 떨어지지만 말라리라로 인한 사망위험을 줄이는 겸상 적혈구 빈혈(sickle cell anemia)의 존재에 대해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은 다양한 질병에 적용될 수 있다. 2010년 PNAS에 출판된 논문은 감염병(말라리아, HIV/에이즈, 결핵 등)과 관련해 인간 몸의 진화를 정리한 논문이다. 


https://bit.ly/2Gh0UWG


우리는 진화의 한복판에 놓여있지만, 우리의 몸이 변화하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 역사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쉽게 자각하지 못한다. 우리 생각보다 진화의 힘은 강력하다.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출판된 한 기사는 코끼리의 진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밀렵꾼들이 상아를 팔아 돈을 챙기고자 코끼리를 무차별적으로 사냥하자, 지난 50년동안 상아가 없는 코끼리들의 비율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상아가 없이 태어나는 경우는 본래 4%에 불과했는데 탄자니아와 모잠비크 국립공원의 25살 이상의 코끼리 중에서 상아가 없는 비율이 30%가 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상아를 가진 코끼리가 먼저 밀렵꾼에 의해 사망했기 때문에 상아가 없는 코끼리가 더 살아남는 선택 편향(selection bias)의 문제가 있겠지만, 5살부터 24살까지 나이대의 코끼리로 한정해도 상아가 없는 비율이 13%에 해당한다. 밀렵꾼이 없는 곳의 4%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https://on.natgeo.com/2DyqTao


보건학자의 질문을 던져본다. 소득불평등과 고용불안과 미세먼지는 한국인의 몸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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