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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 Jan 14. 2022

게으름뱅이의 일기

# 3차 접종을 무사히 마쳤다. 주사를 맞고 일주일 하고도 하루가 더 지났다. 그 사이 조카들을 꿈에서 만났다. 꿈에서나 만날 수 있는 현실이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히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제는 조금 안심이 된다. 조카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부디 모든 아이들이 건강히 자라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새벽 근무, (보통) 근무, 야근. 한 주에도 삼교대를 번갈아 하다 보니 몸이 너무 힘들다. 두통에, 근육통에, 여기저기가 쑤셔 시작했던 요가. 야근을 해도, 새벽 근무를 해도 한 달 동안 열심히 몸과 마음을 가꾸었다(의외로 보통 근무한 후 요가 가는 게 훨씬 힘들었다).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 요가원에 오가는 길에도 열심히 걸어 만보가 조금 안 되게 걷곤 했다. 기억해야지. 열심히 걷고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했던 날들을. 그리고 그 후에 찾아온 안도감을.


# 몸보다 마음이 힘든 게 더 견디기 어렵다고 하더니, 생각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뭔가 바스러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지, 하다가도 생각 없이 살아야 버틸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지점을 맞닥뜨릴 때를 종종 겪는다. 일을 하다가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는 기사들 앞에서 자꾸만 퓨즈가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수초 정도 멍해지는 느낌. 그때마다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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