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동아줄

도망가야지, 훨훨

제주 방랑기

by 하얀

타지 생활을 할 때였다. 힘들 때면 주로 이런 생각을 하며 버텼다. '나는 돌아갈 곳이 있다' 이 문장은 꽤나 쓸모 있었다. 실제로 약간의 버틸 힘을 주곤 했기 때문이다. 믿음이란 것은 생각보다 단단해서 그렇게 믿으면 조금씩 숨통이 트이는 것만 같았다. 나는 돌아갈 곳이 있었고, 가끔씩 만나는 가족과 친구들은 큰 힘이 돼주었다.

그래서일까. 그 후로 내가 얻은 교훈은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버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동아줄'을 찾는 것일지 모른다는 믿음이었다. 지난한 삶에서 그것은 때로 사람일 수도 있고, 장소일 수도 있다. 취미일 수도, 성취일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다.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생각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도망칠 것이다.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계속 가기 위해 잠시 멈추는 것이다. 나는 더 잘 살기 위해서, 다른 이가 아닌 나를 위해서 쉬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