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40대를 보내고 싶습니다.
몇 해전 정말 지혜로운 선배님들과 동학년을 하는 행복한 해가 있었다.
50대 선생님들 세분이 계셨는데,
하나같이 인자하고 카리스마있는 선배님들이셨다.
학급에서 일어나는 조그만 일도 다 들어주시고,
도닥여주시기도 하고,
응원의 말씀도 해주시고,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아주시기도 했다.
한해한해 나이가 들어가며 후배들이 늘어나는 와중에,
너무도 든든하고 기대고 싶은 그런 나무같은 선생님들이셨다.
여유있고 우아한 학급운영.
너무도 따라하고 싶었지만,
흉내내기도 어려운 선배님들의 경지에 항상 감탄하며,
많이 배우고 물었던 한해였다.
나는 그래서인지 틈만 나면 연구실로 종종걸음쳐서 가기 바빴다.
거기서 만나는 선생님들의 인자한 미소와 포근함이 너무 좋았다.
선생님들과 잠시 차 한잔 마시는 그 시간이 힐링타임같았다.
하루는 선생님들께서
"50대가 참 좋아. 예전으로 돌아가기 싫어."
이런 말씀들을 나누셨다.
드라마도 회귀물이 판치는 마당에, 예전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이 낯설게 다가왔다.
20대는 취업하고 멋모르고 사회생활에 뛰어들어 허덕였고,
30대는 결혼하고 아이 업고 지내다보니 훅 지나갔고,
40대는 아이 학업 수발에, 늘어가는 학교일에 지쳤고,
어떻게 맞이한 50대인데, 다시 돌아가라고 해?
이제 아이 공부도 끝나고,
학교일도 메인에서 좀 벗어나니까 학교도 즐겁고.
물론 학교일도 메인에서 좀 벗어나니까 좋기도 하지만,
뒷방늙은이 된 것 같아서 좀 그럴 때가 있는데,
이렇게 우리 선생님들이 또 도와달라고 하고 하면 기분도 좋고 해.
아침에 여유있는 출근, 오후에 여유있는 퇴근.
참 좋다.
와.
그렇구나. 그렇겠구나.
아침 출근하는 길이 온통 미션클리어 투성이인 나와는 다른 여유로운 출근.
퇴근길은 곧 제 2의 직장으로의 출근길인 나와는 다른 여유있는 퇴근.
그것만해도.
행복지수가 수직상승할 것 같았다.
지금 자기 너무 힘들지?
하루 종일 틈나는 때가 없지?
그래도 다 지나가.
그리고 생각보다 금방 지나가.
얼마나 금방 지나갔는지, 나 아기 한번 더 키워보고 싶다니까.
지금 학교일에 치이는 거 같아도, 지금 안해보면 나중에 후배들이 물어봐도 해줄 말도 없다?
너무 힘들어하지말고, 같이해.
나 시간많아.
아. 이 사르르 녹는 온화함이란.
마음속 저 깊은 곳부터 따뜻해졌다.
그래.
나도 나의 40대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도록.
30대의 나보다 조금 더 성숙할 수 있도록.
바쁘지만 행복한 하루하루를 채워갈 수 있도록.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는 하루를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