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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나의 새벽별 Jun 14. 2022

완벽한 순간


아침 일찍 아이들이 일찍 나갔다.

 추적추적 내린다. 

그동안 말랐던 땅들은 비를 만나 환호한다.

창문을 열어젖히며 나도 환호한다.

와! 혼자다.

스읍.

숨을 크게 들이마셔본다.

젖은 흙냄새가 코끝을 자극시킨다.

좋다.

아무도 없는 이 순간.

고요함.

평온.

촉촉한 공기까지도.

지금을 오롯이 즐기고 싶어 음악을 틀고 커피를 내렸다. 혼자 있는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나의 플레이 리스트와 따뜻한 아메리카노, 책과 키보드. 완벽한 순간이다.


완벽한 인생은 있을 수 없지만 완벽한 순간은 있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 사진은 완벽하다.

찰나니까.

사진은 미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순간만큼은 진짜이다.

다만 지속되지 않을 뿐이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삶 속에서 완벽한 찰나의 순간은 내게 쉼이자, 다시 살아갈 에너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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