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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흥만 May 18. 2020

선(zen)에서는
신도 들어설 자리가 없다.

Zen Therapy

하나의 공안을 타파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변화는 오랫동안 회피한 사실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수준의 하찮은 것이다. 어떤 변화는 엄청나게 중대한 것이기도 하다. 이 모든 변화는 우리의 마음자리가 새롭게 된 느낌을 갖게 한다.


선(禪)의 마음자리는 도(道)의 길에서 개인적인 아니다. 우리 존재를 있게 한 바로 그 마음자리에서 우리의 살을 살 때, 우리는 개체로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만 기쁜 마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을 해 나가면서 우주 속에서 우리의 역할을 다할 뿐인 것이다.


불교의 계율은 깨달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계율은 단순히 그러한 목표를 그리는 것만이 아니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본질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계율을 진실로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피가 되고 뼈가 된다. 그러나 내담자를 계율에 밝도록 교육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래도 우리는 내담자의 영성(불성)을 신뢰할 수 있다. 


계율은 모든 사람이 이미 지니고 있는 윤리적 감각을 기술하는 것이다.


치료사가 내담자에게 이러한 윤리적 실상을 회피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반면에 어떤 계율 모델을 강요하는 것도 치료사의 역할은 아니다. 계율이 안내하는 길은 그 본질에 있어서 생명력 자체다. 


첫 번째 계율은 모든 생명체에계 물리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선에서는 신도 없으며, 어떤 외부적 판단도 들어설 자리가 없다.



두 번째 계울은 아무 조건 없이 주어지지 않은 것은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다른 사람의 재산은 존중하고 자기의 재산은 아낌없이 주라는 것이다. 즉, 바로 이 숙ㄴ간 우리가 소유하게 딘 재산은 그것이 무엇이든 진정으로 우리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에게 맡겨져 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소유라는 망상을 없애라는 것이다. 재산이나 물질에 대한 최선의 목적은 우리가 가진 재산을 훌륭하게 쓰는 것이다. 아낌 없이 줄 수 있는 마음이 없다면 치료사가 될 수 없다. 


돈을 버는 것이 주된 목적인 사람이라면 치료사나 의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세 번째 계율은 성욕과 관련하여 잘못된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심리치료 과정에서 치료자는 내담자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이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치료사가 자기의 성적 충동을 자제하고 내담자와의 관계가 관능적 욕망으로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재 계율은 올바르게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한다.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남을 비난하지 않도록 노력해 보면 우리가 얼마나 좋지 않은 습성에 물들어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습성이 우리의 행복을 얼마나 갉아먹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다섯 번째 계율은 우리의 소비생할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아마  '내가 내 시간에 무엇을 소비하든 그것이 다른 사람과 무슨 상관인가?'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말이다. 누구도 그와 같이 독립적이고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맑고 깨끗한 마음인 선의 접근 방법과는 정반대라는 점이다.


서양의 심리치료사를 불교 용어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아마 '보살'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불교 용어 중에서 '보살(bodhisattva)'은 오로지 남을 돕는 것을 수행 방편으로 삼아 깨달음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 용어가 정의하고 있는 바는 치료사에 대한 아주 좋은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보살이 아직까지 완전하게 깨닫지 못한 상태에 있듯이 매우 노련한 치료사도 개인적인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선은 실천과 체험을 강조하며 말과 글을 벗어난 진리를 직접적으로 전하는 것이다.

선은 치료사와 내담자 모두를 위하여 그러한 딜레마의 핵심을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는다.


* 본 포스팅은 도서 David Brazier 박사의 '선 치료'의 중요부분을 인용하여 작성된 것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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