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엄마를 바라보는 '요즘' 엄마
(f. 요즘 엄마 씀)
산후조리원을 나온 후
약 2개월 동안 친정에서
몸조리를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엄마가 해주는
따스한 밥 얻어먹으며
간간이 육아 도움도 받고
맘 편하게
그냥 두 다리 쭉-펴고
푹 쉬다 올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첫날부터
육아서,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온갖 정보로 무장한 '나'와
육아 경력직 '엄마'와의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엄마: 너는 애를 다 벗겨놓고...
그러다 감기 걸려!
빨리 담요라도 덮어줘!
나: 아니, 엄마!
실내 적정 온도가
22도 정도면 돼요.
아기는 너무 덥게 키우면
태열 올라온다고요!!
출산 전 습득했던
여러 정보를 기반으로
잠자는 아기방을 세팅하고
아기 옷매무새를
만족스럽게
정리하고 돌아서면,
언제 들어가셨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엄마만의 방식으로
아기방의 환경,
아기 옷매무새를
바꿔 놓고는 했다.
그 당시
낮밤을 토끼잠 자는
하양이 때문에
심신이 매우 지쳤었던 나는.
살기 위해
아기가 낮, 밤 구분이
가능해진다는
6주 차에 접어들자마자
바로 '수면 교육'에 돌입했는데.
우리 둘의 신경전은
'수면 교육'을
시작하면서부터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직접 찾아본
'수면 교육법'은
크게 3가지 정도였고
(퍼버법/안눕법/쉬닥법)
관통하는 메시지는
모두 똑같았다.
'아이가 스스로 등대고
자는 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육자의 적극적인 개입보다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아이 스스로
잠들 수 있게 습관을 잡아주는 게 필요했다.
'으아아아앙-'
엄마: 얘는!!
아기 울리면 성격 나빠져.
얼른 안아줘!
나: 엄마아아! 제발요!
아기도 혼자 자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니까요.
엄마: 저렇게 어린 아기한테
혼자 자라고 하다니.
엄마가 안아서 재워줄 테니
넌 그냥 들어가서 쉬어!
그저 수면 교육을
시작만 할라치면
엄마는 쪼르르 달려와
어느새 본인의 딸을
매정한 엄마로
만들기 일쑤였고.
과거 수술해
성치도 않은 팔로
손주가 행여 성격 나빠질까,
잠에 못 들까
걱정이 되어
매번 안아주려 하셨다.
하루는
정말 궁금해서
밥을 먹다 물었다.
'엄마, 우리 키울 때 이렇게
하루 종일 안고 키웠어요?'
'그럼! 그때는...
(한참 생각에 잠기시더니)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키워냈는지 싶네.
엄-청 힘들었지'
엄마가
우리를 키울 시절에는
육아 전문가는 무슨,
제대로 된
육아 서적조차도 없었고
젖병 세척기, 소독기,
기저귀 갈이대 등
요즘 엄마들에게
육아 필수 템이라고 하는
아이템은
전무후무했다고 한다.
(기저귀도 천 기저귀로
무조건 썼다고)
가까이 살았던
시어머니의 육아법을
그저 지침 삼아
그게 의학적으로
맞는지 안 맞는지
따져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리원이 아닌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께
산후조리를 받았고,
천 기저귀를 사용했기에
아이가 잘 시간 짬을 내
수북이 쌓인
기저귀를 매번 손빨래를
해야 했으며,
분유는 생각조차 안했고.
모유 수유만 무조건
해야 되는 줄 알았단다.
(모유가 안 나오는 분들은
실제로 젖동냥? 도
많이 하셨다고)
새벽 출근하는
아빠의 아침밥을
차리는 것은 덤이었고...
그 당시에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엄마의 마지막 말에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고.
엄마도
사람인지라
몇 번이고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도 있으셨다고 한다.
(나 같음 벌써 도망쳤...)
그런 엄마가
작년 3개월 차로 출산하고
번갈아가며 본인 집에서
산후조리하며 육아하는
두 딸들을 보며.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요즘'엄마들의
육아 템, 육아법을 보며
'참 아기 키우기
새삼 편해졌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하셨다고 한다.
우리가 구매하는
육아 용품 하나하나
물어보시며 너무 신기해하셨고
신생아 때부터 수면 교육, 애착 형성 등
그런 교육을 해야 되는지 몰랐다고
관심 있게 지켜보시고는 했는데.
'요즘'엄마의 육아법에
그럭저럭 설득되셨나 싶다가도
뒤돌아보면 어느새
자기만의 방식으로
육아를 하고 있던 우리 엄마.
찌릿-하는 내 눈빛에
"이렇게 키우고도
너네 다 잘 컸어!!"
큰소리를 내시고는
휙- 돌아서시고는
했는데.
우리가
그 증명이 되기에.
사실 더는 반박을
하지 못했다.
최근에
엄마가 된 '나'는
어떻게 하면
육아를 하면서
내 몸이 더 편할까,
내 정신이 더 편할까,
그 생각 먼저 하기 바쁜데
'옛날'엄마들은
그 악조건 속에서도
아이 하나만을 바라보며
그 모든 것을 감내하셨다니.
엄마가 되고
'옛날'엄마의
육아썰을
듣고 있노라면
나이 30 먹고도
아직 엄마의 그늘을
자주 찾는 내 모습이
살짝 한심해지기도 한다.
정말 존경스럽고
또 존경스러운
'옛날'엄마(들).
그냥
내가 더 잘할게,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