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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양댁 Feb 26. 2024

남편과 3개월 공동육아 후기(2)



두 번째는 

아이 정서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집은 

아빠와의 친밀도가 급상승)



'부모와의 친밀도가 

아이 정서 발달에 좋다.'라는 

말은 육아서 또는 육아법 영상에서만

수없이 들었었다.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으니

'그런가 보구나.' 하고 보고 듣고

지나치기 일쑤였는데.


이번 공동육아 기간 동안

부모와의 스킨십, 교감이

아이의 정서에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벗이 육휴를 쓰기 전에는

하양이가 깨기 전 출근해서

목욕시키고 막수하기 전 

퇴근하는 루틴으로

저녁에 잠깐, 주말에 잠깐 

아이를 보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일까.

엄마를 바라보는 눈빛보다는

확실히 아빠를 바라보는 눈빛에

낯섦이 있었고. 


친숙해졌나 싶다가도

결국에는 아이의 눈은

엄마를 쫒고 있었다.






공동육아를 시작한 지 

3개월이 되는 현시점에서는

아빠와 눈만 마주쳐도 활짝 웃어주고

아빠가 놀아줄 때면 제법 

'킥킥, 깔깔' 소리를 내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내 품에서 떠나가라 울다가도

아빠가 바통터치해서 안아주면 

이르기라도 하듯이

옹알이를 하며 아빠 품에

 얼굴을 파묻으며 조용해진다.






확실히 공동육아를 하고 난 후

하양이가 더 많이 웃고

우리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지는 것을

하루하루 느끼고 있다.


가끔은 부자(父子)가 나만 빼고

저리 행복할 수 있나 질투가 날 정도로

재미나게 놀고 있을 때도 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 순간이 참 감사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든다.






마지막은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같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공동육아를 시작한 지 얼마 후,

 벗이 또 남긴 말이 있는데.



공동육아를 하면서 그동안 자기가

알지 못했던 하양이의 모습을

알게 되어 좋다고 한 적이 있다.




모든 애들이 대부분 그러하겠지마는

하양이는 유독 오후 3시-5시 사이에

칭얼거림, 짜증이 심해지는데.


퇴근 후 저녁에만 잠깐 하양이를 만났던

벗은 '우리 하양이가 그저 하루 종일

아무 탈 없이 잘 지냈구나.'

이 정도로만 생각을 했지


시시각각 

아이가 어떻게 변하고

어떤 모습일지

그전에는 굳이 생각해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제보다 또 얼마나 자랐는지부터

분유, 기저귀, 수면 체크도

나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고.



하양이의 첫 뒤집기, 되집기 순간 등을

함께 지켜보며 얼싸안고 환호하고 있다.






요 며칠 

날씨가 꽤 추워

날이 맑았다.



황홀한 노을빛이 

베란다 창문 밖으로

하늘을 뒤덮고 있었던 어느 날 



그날도 어김없이

벗이 먹고 싶다던 저녁을

부엌에서 정신없이 준비하고 있었다.


재료를 열심히 손질하던 중이었을까.



배경음악처럼 아이 방에서 

벗과 아이가 깔깔거리며

장난치며 놀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 순간에 무조건 행복감을

느끼는 게 맞았는데,



이상하게 나는

문득 그 순간이

정말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분명 현실인데 

현실 속의 비현실이라고 

해야 할까.



둘 중 누군가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오롯이 아이만 바라보고

아이를 위해

 하루하루 집중하는 삶.



세 식구가

 단란하게 웃으며 

그저 우리의 안위만 

걱정하고 챙기는 삶.



누워서

 두리번 

두리번거리기만 해도

항상 지척에 

자기를 이뻐해 주는

엄마, 아빠가 있는 삶.



.

.

.



나중에는 이 순간이 정말 그리워지겠지?



요즘 벗과 참 자주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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