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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듣자마자 둘째 이야기하는 시어머니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올해 초 임신을 했을때부터 시어머니는 손주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하시면서 자꾸 아들을 강조하셨어요. 꼭 아들이어야 한다고.


정작 남편은 아들이건 딸이건 상관 없는데 딸이면 좋겠다 이야기했고요.

얼마전 성별 확인을 통해 딸이라는 결과를 받았어요.

이 이야기를 하자 남편은 뛸듯이 기뻐했고 저도 괜히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시댁에 가서 이 이야기를 하니까 시어머니가 크게 기뻐하시는 것 같지도 않았고 갑자기 제 나이를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러더시더니 둘째도 낳아야지? 하시면서 은근히 강요를 하시는 느낌이었어요.

남편은 그런 기색 눈치도 못 채고 좀 키워보고 생각해봐야지 하고 말고요.

이럴때 저는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고부 관계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시어머니의 속마음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그렇게 아들을 원하는지, 둘째를 강요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단순히 가문을 잇는 아들을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며느리가 아이를 많이 낳아 집안에 활기를 불어넣기를 바라는 것인지 등 시어머니의 속마음을 알아야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혹시 시어머니께서 아들을 낳지 못했던 과거의 아픔이 있으신 건 아닌지,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아들 자랑을 하고 싶어 하시는 건 아닌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보세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이번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시댁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싶은지, 어떤 방식으로 육아에 참여시키고 싶은지 등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시어머니와 편안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최소한의 예의만 지키면서 거리를 두고 싶은 건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도움을 받고 싶은 건지, 아니면 간섭을 최소화하고 싶은 건지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남편과의 진솔한 대화는 필수입니다. 남편에게 시어머니의 말 때문에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어머니께서 아들 이야기를 계속 하시는 것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 둘째를 강요하시는 것도 부담스럽고. 당신도 내 입장이 되어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 와 같이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세요. 다만, 남편을 비난하거나 공격적인 말투는 피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격해지기보다는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편에게 시댁 문제에 대한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시어머니의 둘째 강요에 대해 남편이 직접 나서서 방어해 줄 것을 요청하고, 앞으로 시댁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것을 약속받으세요. "어머니께서는 당신 말씀을 더 잘 들으시니까, 당신이 어머니께 우리의 입장을 잘 설명해 줬으면 좋겠어. 당신이 내 편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힘이 날 것 같아" 와 같이 남편의 역할을 강조하고 격려해 주세요.


시어머니께 직접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어머니께서 둘째 이야기를 꺼내실 때, "어머니, 손녀딸 예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하지만 둘째는 지금 당장은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첫째 아이에게 모든 사랑과 정성을 쏟고 싶어요. 나중에 상황이 되면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저희 부부의 결정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와 같이 정중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거절 의사를 밝히세요.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산 후 손녀딸 자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어머니의 마음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머니, 손녀딸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웃는 모습이 정말 천사 같아요. 어머니도 보시면 푹 빠지실 거예요. 요즘 옹알이도 시작했는데,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와 같이 구체적인 칭찬을 곁들이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손녀딸 사진이나 동영상을 자주 보여드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친밀감을 형성하도록 노력하세요.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둘째 계획이 쉽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머니, 저도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고 싶어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좋은 음식도 챙겨 먹고 있어요. 둘째는 제 건강 상태를 봐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출산 후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회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와 같이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시어머니의 이해를 구하세요.


남편을 활용하여 간접적인 의사 전달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직접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은 남편을 통해 시어머니께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편, 어머니께서는 둘째를 원하시는 것 같지만, 우리는 지금 첫째 아이에게 집중하고 싶다고 말씀드려줘. 어머니께서 너무 압박감을 주시면 힘들다고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줘." 와 같이 남편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여 시어머니께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세요. 남편이 시어머니께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산 후 손녀딸과 함께 시댁을 자주 방문하여 시어머니와 손녀딸이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손녀딸이 재롱을 부리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함께 놀아주는 모습을 보여주면 시어머니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손녀딸을 예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하시도록 노력하세요.


고부 관계에서 한번의 감정 분출이 평생의 어긋남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처음 솔루션을 들으면 내가 그렇게까지 저자세로 나가야하나 의문을 가지지만 관계에 있어 지혜로운 대처가 결국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임을 꺠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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