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한달 전 결혼한 신혼부부입니다.
한창 깨가 쏟아져야할 시기이지만 매일 같은 문제로 싸우고 있어요.
저는 결혼 후 바로 혼인 신고를 하려고 했는데 남편은 혼인 신고는 최대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저는 혼인 신고는 당연한 것이고 그로 인해 책임감도 생기고 온전한 부부로 인정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그깟 종이 한장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혼인 신고를 최대한 미뤄야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있다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
이걸 인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퇴근 후 매일 이 문제로 싸우니 답답하고 결혼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어요
결혼한 지 한 달 된 신혼부부라면 누구보다 행복해야 할 시기인데, 매일같이 같은 문제로 갈등이 반복된다면 참 속상하고 지치실 것 같아요. 특히 그 문제가 혼인신고처럼 결혼의 본질과 연결된 사안일 경우, 단순한 행정 절차 이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더 큰 실망이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갈등은 단순한 ‘인식 차이’라기보다, 결혼과 부부됨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나 책임감의 온도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로 보입니다.
사연자분은 혼인신고를 통해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실질적으로 서로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가족’이 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거고요.
반면 남편은 혜택이나 실리적인 이유를 들어 신고를 미루자고 하는데, 그 속내에 정말 단순한 계산만 있는 건지, 혹은 결혼에 대한 확신이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건 아닌지도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이런 경우, ‘종이 한 장이 뭐가 중요하냐’는 말은 말하는 사람에겐 가볍게 들릴지 몰라도, 듣는 사람에겐 ‘내 결혼이 종이 한 장만큼밖에 안 되나’라는 깊은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신뢰와 헌신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요.
결혼은 사랑만으로 지속되지 않듯, 법적·사회적 약속이라는 틀도 그 자체로 관계의 신뢰를 지탱해주는 장치입니다. 혼인신고를 미루자는 주장에는 일부 혜택이나 실익이 따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부부의 신뢰를 희생하면서까지 유지해야 할 가치인지는 부부가 함께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사연자분의 회의감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그리고 결혼은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이런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앞으로의 관계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다시 꺼낼 땐 이렇게 접근해 보세요:
“나는 단지 혼인신고라는 행위 자체가 우리 결혼에 대한 확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해”
“혜택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우리가 서로에게 책임감을 갖고 있는 상태라는 확신이야.”
“이걸 계속 미루면 자꾸 우리가 한 가족이 맞는지 스스로 자꾸 물어보게 돼. 그래서 하루하루가 힘들어져.”
가능하다면, 감정 싸움이 아닌 중립적인 상담자와의 부부 상담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결혼은 둘만의 일이 아닌 동시에 서로가 어디까지 믿고 함께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조율해가는 과정이니까요.
지금 이 고민도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갈 수 있는 과정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