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아이가 올해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원래 되게 활달하고 말도 많고 제가 가끔 감당이 안될정도로 개구쟁이였는데 어린이집을 다닌 이후로 갑자기 말수도 줄고 행동도 소극적으로 변했어요.
평소에 쓰지 않던 이상한 말도 배워왔는지 중얼거리고요.
저는 어린이집에 문제가 있다 판단해서 몇번이고 선생님에게 여쭤봤는데 선생님은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크게 눈에 띌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별일 없다는 답만 반복하네요.
저는 몇년간 아이를 봐온게 있다보니 아이의 행동 변화가 너무 불안합니다.
혹시 아이에게 안좋은 일이 생기고 있는걸까요?
평소 쓰지 않던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는 모습이 보인다면 단순한 성격 변화로만 보기 어렵고, 아이가 무언가 심리적으로 불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별다른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부모는 아이를 오랜 시간 지켜봐 온 만큼 섬세한 변화를 더 빨리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환경 적응 문제일 수 있으니, 아이가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감정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 어린이집에서 속상한 일 있었어?"처럼 아이의 감정을 짚어주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도해보세요. 아이가 바로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엄마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려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됩니다.
또한 아이의 변화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두드러지는지 일상 속에서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정 시간대나 활동 이후에 유독 소극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그 맥락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잠시 어린이집을 쉬게 하거나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또래 놀이 모임이나 놀이치료 등을 통해 아이의 정서를 다루는 접근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변화가 계속된다면 소아정신과나 아동상담센터에서 정서 및 발달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개입하는 것은 절대 지나친 걱정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아이의 상태를 민감하게 살피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든든한 보호막이 됩니다.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아이의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며 천천히 풀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