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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별꽃 Apr 17. 2021

4월 기대작 <서복>, 극장‧티빙 동시에 잡는다

서복(티빙 영화, 2021) 리뷰


영화 서복이 지난 15일 개봉한 가운데, 위축된 영화 콘텐츠 시장을 다시금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온라인에 게재된 서복 사용설명서에서 공유는 내레이션을 맡아 서복과 함께하기 위해 알아야 할 꿀팁을 전수했다.


영상 속 처음 먹어보는 컵라면에 푹 빠져 세 개를 먹고도 더 달라고 아련한 눈빛을 보내는 서복과 황당해하는 기헌의 표정, 시도 때도 없이 질문 폭격과 팩트 폭력을 날리는 서복에 골치 아파하는 기헌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관객의 기대감은 곧장 수치로 표출됐다. 지난해 10월 유튜브에 올라온 1차 예고편의 조회수는 62만 건을 돌파했다. 네이버 기대지수(4일 기준)에서 '보고 싶어요'와 '글쎄요'의 비중은 1만 7580표와 642표로,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무엇이 이토록 관객들을 애타게 만든 것일까. 일차적으로는 배우 공유와 박보검이 펼칠 브로맨스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공유는 tvN 드라마 <도깨비>로 시청률 20% 돌파를 이끌었고, 영화 <부산행>으로 '1000만 배우' 반열에 올랐다. 이외에도 영화 <도가니> <용의자> <밀정> <82년생 김지영> 등에 출연하며 이름값에 기대기보단 연기에 갈증 많은 '찐'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박보검은 <응답하라 1988> <구르미 그린 달빛> <남자친구> <청춘기록> 등 주로 드라마에서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세 배우'가 됐다. 영화에서의 필모그래피는 공유에 비해 빈약하지만 한국 영화 최고 관객 수 1761만 명을 동원한 <명량>에서 조연 수봉 역을 맡아 열연한 경험이 있다.


공유와 박보검은 브로맨스에 특화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유는 <도깨비>에서 '저승이' 이동욱과 환상의 호흡을 맞췄고, 박보검은 2015년 KBS2TV <너를 기억해>에서 서인국과 애증 넘치는 형제애로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이후 tvN <응답하라 1988>에서 류준열, 고경표, 이동휘와 함께 '찐친' 케미로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서복에서 공유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 역으로, 박보검은 인류 최초 복제인간 서복 역으로 분한다.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극 중에서 서로에 대해 차츰 알게 되고, 변화하고, 성장할 예정이다.


두 톱스타의 특급 만남은 지난 4월 1일부터 '카카오 갤러리 사진전'으로 선공개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이용주 감독의 디렉팅에 귀를 기울이는 공유 등 촬영 비하인드 스틸을 확인할 수 있다.


서복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극장과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 동시 개봉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16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서복은 승리호 만큼이나 개봉에 앞서 여러 고초를 겪은 영화다. 지난해 여름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면서 12월로 공개 일정이 연기됐다.  


이후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연내 개봉을 보류했고,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자 서복은 과감하게 극장과 티빙 동시 개봉을 추진키로 했다.


극장과 OTT 동시 개봉 시도를 처음 한 것은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였다. 당시 옥자는 넷플릭스와 스크린 동시 개봉을 꾀했으나,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 3사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반발로 무산됐다. 승리호의 경우 넷플릭스 개봉을 확정했지만, 스크린 상영이 이뤄지진 않았다.


이번 서복의 극장‧OTT 동시 개봉은 공동 제작을 맡은 CJ ENM가 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 CJ ENM 식구 티빙과 힘을 합쳐 영화계 제작‧배급 판도에 변화를 줘서 가능했다.


관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개봉작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극장과도 상생하기 위해 CJ의 계열사들이 커다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CJ ENM에서 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티빙 입장에서는 서복이 사용자들에게 특화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할 이유가 충분했을 것이다.


또 이번 작품 개봉은 앞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힘을 쏟겠다고 선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영화가 극장과 OTT에서 동시 공개되는 첫 번째 사례인 만큼, 서복의 개봉 이후 향방에 따라 앞으로 이어질 영화들의 공개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로 극장 방문이 줄어들고, 오프라인 개봉의 의미가 퇴색되면서 '좋은 IP를 만들어내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제작해 다변화된 플랫폼에 유통하는'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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