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을 보고서 [특별판]
기사만 썼다 하면 조회수가 기본 몇 천이 보장되는 스타가 있다. 기자들은 그런 스타를 불나방처럼 좆는다.
나도 연예부 기자를 했을 때 그랬다. 그와 관련한 소식이 생기면 누가 먼저 선점하기 전에 기사를 쓰려고 달려들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그런 먹잇감은 강다니엘이었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임영웅이다.
오디션이 끝난 지 6개월이 넘은 지금도 임영웅의 일거수일투족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방송에서 선보인 무대는 물론, 유튜브 조회수와 과거 활약까지 기사화된다. 아침마당이나 판타스틱 듀오 등 프로그램 출연 당시의 풋풋한 모습, 버스킹까지 하며 진지하게 꿈을 키워왔다는 사실, 축구선수를 했다는 이력은 그를 더 멋져보이게 한다. 그의 말 한 마디는 유튜브와 기사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그의 이름은 각종 설문조사의 1위에 자주 오른다.
임영웅의 파워는 대단하다. 드라마 주요 시청층인 30~60대 주부의 관심을 트롯으로 옮겼다. 미용실처럼 아줌마들이 모여드는 곳에선 그의 이름을 자주 들을 수 있다. 그가 '뜨는' 곳이면 아줌마들은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모여든다. 또 그는 프로그램을 살리는, 생명력을 지닌 스타다. 그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률 덕을 보고, 그가 언급하거나 함께한 사람은 인지도를 쌓는다.
<사랑의 콜센타>에서는 점수 조작설이 나돌 정도로 노래만 불렀다 하면 100점이 나오고 대결만 했다 하면 우승을 차지한다. <뽕숭아학당>에선 모델 한혜진을 포함해 기라성같은 게스트들의 선택을 받는다. <트롯어워즈>에서는 김성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MC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광고주가 선호하는 CF스타 1위에 등극하고, 브랜드상을 거머쥔 데 이어 스크린에까지 진출했다. 21일에는 트롯가수 최초로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에 앞서 팬들이 행한 기부로 선행 스타에 등극했고, 소탈한 씀씀이와 효심 지극한 면모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연아, 박태환 등 스포츠 스타를 포함해 지금까지 이토록 전방위적 활약을 펼치는 스타가 있었나 싶다. 만약 내가 동료 트로트가수 중 한 명이었다면 분명 그를 질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임영웅에게 질투가 아닌 응원이 쏟아지는 것은 그의 진정성 덕이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얼굴이 밝아졌다는 영탁의 증언처럼, 임영웅은 노래를 사랑하고 무대에서 빛나는 가수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블루투스 마이크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유투브에 자주 등장하는 걸로 봐서는 굉장한 연습벌레다.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많은 노력을 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예쁘다.
실력만큼이나 좋은 인성을 지닌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뽕숭아학당>에서 붐을 대하는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잘 주위사람들을 챙기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열심히 만든 김치를 붐에게 선물하고 붐을 위해 노래를 불러준다. 또 <히든싱어6>에서는 눈물 흘리는 김연자의 모창 능력자를 위해 함께 눈물 흘리고 먼저 다가가 포옹을 해준다.
그는 이젠 ‘그만 울어야 한다’고 자주 말할 만큼 방송에서 잘 운다. ‘보기 드문’ 공감 능력과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지녔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팬들은 그에게 콩깍지가 씌인다.
임영웅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땅에 다리가 박힌 듯 가만히 서서 노래부르던 그는, 나름의 무대매너 래퍼토리를 가진 가수가 됐다. 여장도 하고 동료들이 노래를 부를 때 춤을 추기까지 한다. 어설프지만 자신만의 필이 담긴 들썩임은 엄마미소를 짓게 한다. 방송 중간중간에도 그는 쉬지 않는다. 화면에 종종 잡히는 코믹한 표정들을 보면 ‘노잼’이었던 과거를 완전히 지웠다.
흥미로운 점은 임영웅을 향한 ‘덕질’이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0~20대도, 70-80대 노인들도 그에게 열광하고 있다. 지금껏 그 누구도 이룬 적 없는 일을 그는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