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콘서트장의 특별한 규칙-함성 대신 박수를!

미스터트롯 콘서트 체험 후기4

by 아임유어엠버

“박수가 곧 대답”…텔레파시로 말해요


미스터트롯 콘서트 운영팀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스크 착용’과 ‘함성 금지’를 강조했다. 공연 시작 전 전체 공지를 한 것을 비롯해, 360도 스크린에 계속해서 안내 자막과 영상이 나왔다. 멤버들도 인사와 함께 마스크 착용을 잘 하라는 말을 했다.


이번 콘서트만의 재밌는 규칙은 대답을 박수로 해야한다는 점이었다. 진행요원들이 구역마다 촘촘히 배치돼 있어 계속 관객들을 주시했다. 팻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휴대폰을 들고 있는 관객에게는 주의를 줬다. 내 앞줄에 앉은 아저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을 찍었는데, 진행요원의 눈을 잘 피해갔다. 신경이 쓰였지만 모른 체 했다.


미스터트롯 TOP7 멤버들은 호응을 박수로 유도했다. ‘대한민국~’ 박수를 치거나 영탁의 ‘찐이야’ 율동을 따라한 것 정도가 특별한 행위였다. 목청 높여 말할 수 없어 답답했지만, 대신 마음 속으로 그들과 대화했다.


멤버들도 관객들의 마음을 읽은 듯 했다. 앵콜 곡을 할 때 즈음, 임영웅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이 방금 뭐라고 하셨는지 다 안다. 속으로 앵콜 앵콜 외치셨죠?” 그의 정감있는 말투와 더불어 관객의 마음을 읽는 공감능력, 재치 덕에 또 한번의 떼 박수가 나왔다.




콘서트는 쉴틈 없이 흘러갔다. 각 멤버의 대표곡부터 팀전, 준결승전의 무대들이 펼쳐졌다. 강태관, 이대원, 김수찬 등 Top7에 들지 못한 참가자들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임영웅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조명으로 뮤지컬스럽게 각색됐으며, 그가 <사랑의 콜센타>에서 부른 ‘서시’는 3단 고음으로 ‘록’의 성격이 짙어졌다. 영탁의 ‘막걸리 한 잔’은 더 ‘탁’해졌다. 얼마나 연습을 더 했을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었다. 그가 방송에서 늘 하는 말인 ‘언젠간 만나게 됩니다’를 육성으로 들은 게 신기했다.


이찬원의 경우, 방송에서 비의 ‘깡’을 연습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 생략된 것인지 그 무대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본능적으로’ 같은 노래 스타일은 이찬원의 특기는 아니라 생각해서 아쉬웠다.


대신 이찬원은 대신 재치있는 발언으로 흥을 돋웠다. ‘18 순이’ 맨 마지막 소절을 부르기 전에 “마음 같아서는 여러분 이름을 모두 넣어 불러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월요일에 동사무소 가서 이름을 순이로 개명하시라”고 했다. 빵 터졌다.


공연은 미스터트롯 방송에 충실하게 흘러갔다. <뽕숭아학당>이나 <사랑의 콜센타>에서 보여준 새로운 무대를 많이 봤으면 했는데, 아마도 그런 무대를 준비하기엔 트롯맨들의 일정이 허락지 않았을 테다. 트롯맨들은 360도로 돌아가는 원형 무대, 관객과 더 가까이 교감할 수 있는 네모 형 무대에 맞춰 동선을 짜기에도 바빴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반 공연처럼 앞만 보고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앞, 뒤, 양옆을 다 챙겨야 해서 힘들었을 것이다. 트롯맨들이 무대를 자유자재로 누비며 훌륭히 소화하는 모습만으로도 대견하고 감탄스러웠다.


공연을 보면서 어느 유투브 후기를 보니 임영웅이 정동원을 들처엎고 관객석을 향해 갔다는데, 내가 본 공연에선 그런 일이 없었다. 다만 임영웅의 발성과 발음이 타 멤버에 비해 정말 또렷해서 놀랐다. 장민호와 김희재는 방송보다 훨~~~씬 노래를 잘했다. 나태주의 공중 돌기나 이대원&나태주의 폴 댄스를 눈앞에서 본 게 신기했다.


코로나19 지침을 의식해서인지 앵콜 공연은 간단하게 마무리됐다. 정말 이대로 가? 싶었는데 그대로 공연이 끝났다. 퇴장할 때 질서를 지켜 한 구역씩 몸을 움직였다. 어느덧 11시. 공연장을 나오는데 비가 내렸다. 우산을 쓴 관객들이 저마다의 소감을 소곤거렸다. 행복해하는 그들의 표정을 엿보면서 나도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 미스터트롯맨들이 선사한 공연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겐 기다림, 누군가에겐 삶의 유일한 낙, 또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밤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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