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쓰 부러쓰~ 미스터트롯 콘서트장에 와 부러쓰

미스터트롯 콘서트 체험 후기3

by 아임유어엠버

공연 시작 시간이 다가오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입장도 못하는 건 아니겠지? 비도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 불쾌지수가 높아졌다. 관객 대부분이 들어갔을 때 즈음, 우리도 스티커 2개를 모두 받았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거였다. 내게 닥친 진짜 시련은 그 다음이었다.


티켓을 보여주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안내원이 섬뜩한 말을 했다. “어? 잠깐만. 티켓 날짜가 오늘이 아니잖아요?” 무슨 말인가 싶어 등꼴이 오싹해졌다. 알고보니 내가 7월 말에 받은 티켓을 들고 있었던 거였다. 내가 공연을 보는 날짜에는 현장에서 티켓을 수령해야했다. QR코드 줄 길이에 강한 인상을 받은 터라 티켓부터 새로 받아야 한다는 걸 깜빡 잊었던 것이다.


“도와주세요!” 절박한 목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그때 히어로처럼 다가와준 이가 있었으니, 젊은 여성 안내원이었다. 그녀는 아주 듬직하게 말했다. 저 따라오세요. 그녀를 따라 본부 부스로 함께 뛰었다. 안내원은 뛰는 동안에도 무전기에 대고 내 이름을 외치면서 티켓이 있는지 확인을 부탁했다. 부스에 도착해 예매번호와 신분증을 보여주고 무사히 티켓을 받았다.


절망의 순간, 제 일처럼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게 너무 고마워서 90도로 여러 번 인사를 했다. 그녀는 이제야 시름을 놓았다는 표정으로 공연 재밌게 즐기라고 답을 했다. 그 말에 지금껏 얼어붙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다행히 공연은 예정보다 20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 진행 팀장인 듯한 이가 무대에 올라 마스크 착용과 사진 촬영 금지, 퇴장 시 질서에 관한 안내 발언을 하는 바람에 여유를 갖고 공연을 즐길 준비를 할 시간이 생겼다.

사진=쇼플레이 제공



콘서트장에 들어가서도 ‘사건’이 있었다. 나와 엄마 좌석에 부부 관객이 떡 하니 앉아있었다. 속으로 콘서트 하나 보는 데 뭐가 이리 힘드냐 싶었다. “여기 제 자리에요!” 의사표시를 했더니 이방인들은 나를 보면서 ‘여기가 내 자린데 왜?’라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 티켓에 적힌 좌석번호가 여기인데, 당황스러웠다.


그때 같은 줄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께서 귀띔을 해주셨다. 그 부부는 자신들의 좌석쪽에 물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비어있는 우리 자리에 와 있던 것이다. 남편 관객에게 비켜달라고 했더니 그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우린 안내원이 앉으라고 해서 여기에 앉은 것뿐이에요. 안내원이 곧 올 것이니 우선 좀 기다리세요.” 아니, 내 자리인데 왜 당신은 앉아있고 나는 서 있어야 하죠? 당신들 자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왜 내가 희생되어야 하나요? 라고 말을 뱉고 싶었지만 참았다.


콘서트장에 왔다는 건 그가 미스터트롯맨들의 팬이라는 소리고, 미스터트롯을 매개로 이어진 인연끼리 나쁜 인상을 줄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그의 허무맹랑한 태도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용기를 내 강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도 여긴 저희 자리니까 저희가 앉아있을 게요. 비켜주세요.” 그는 나를 흘기며 마지못해 일어섰다. 제 자리인 듯 짐을 벌여놓고 앉아있던 아내 관객도 슬그머니 일어났다.


휴. 그제야 자리에 앉아 평화로운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윽고 불이 꺼지고 관객들이 손에 든 야광봉이 별처럼 반짝였다. 내가 미스터트롯 콘서트에 와있구나...! 그제야 현실감이 확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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