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콘서트 보려면 3시간 전부터 줄을 서세요우!

미스터트롯 콘서트 체험 후기2

by 아임유어엠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한 달간 설레게 했던 공연. 미스터트롯 콘서트를 하루 앞두고 엄마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임영웅의 찐 팬이신 이모가 얼마 전 올림픽공원에 가서 기념 부채를 사 가셨다고. 콘서트 예매는 못하고 기념품이라도 사서 멀리서나마 콘서트의 기운을 느끼려 하는 마음이 읽혀 가슴이 미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모 티켓도 같이 살 걸, 하고 후회했다.




다행히 비는 안 내렸다. 공연 시간은 7시 30분. 평일이라 외근 등 각종 일정으로 바빴는데, 아주 체계적인 계획 실천으로 후다닥 일을 마치고는 6시에 퇴근했다. 밥도 거르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대략 1시간이면 여유있게 입장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했다.


그런데 웬걸, 공연장 밖으로 잔디광장을 빙 둘러싸고 긴 행렬이 보였다. 무슨 줄인지는 모르겠으나 1킬로미터는 더 돼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모두들 2열로 서 있었다. 줄의 시작을 찾아 앞으로 무작정 걸었다. 알고보니 ‘QR코드’ 인증을 받으려는 인파였다.


공연장 입장 전 QR코드 인증과 신분증 확인 절차, 문진표 작성을 거쳐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긴 줄이 있을 줄은 몰랐다. 안내원을 붙잡고 물어보니 QR코드(신분증) 인증을 먼저 하고 문진표 작성을 한 후 입장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사람들 손에 쥐어있는 티켓을 유심히 보니 빨간색, 노란색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이 스티커들을 얻기 위해 이 줄을 선단 말야? 공연장 인근 그 어디에도 이 절차에 관한 안내 문구가 없었기에 뒤통수를 맞은 듯 배신감이 들었다. 사전에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대기에 관한 상세한 안내를 해줬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시작 30분 전. 나도 콘서트 입장 자격인 ‘스티커 두 개’를 얻기 위해 줄을 섰다. 줄을 서서 앞으로 조금씩 걷던 중, 울컥 화가 났다. 이렇게나 길단 말이야? 롯X월드나 에X랜드에 갔을 때에도 이렇게나 기다려 본 적은 없었다. 줄이 빠지는 정도를 계산해봤을 때 30분 안에 도저히 입장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게다가 이 줄 외에도 또 하나의 줄을 더 서야하지 않는가!


결국 공연시작 10분 전이 되어 질서가 무너지고 말았다. 앞으로 오라는 안내원들의 말에 줄 선 이들의 걸음이 빨라졌다. 걸음은 뜀이 되었고, 어떤 이는 전력질주를 하다 넘어져 땅에 너브러졌다. 다들 그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냥 지나쳤다. 진행팀의 지시는 모두 달랐다. 어떤 사람은 스티커를 안 받아도 되니 게이트로 들어가라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다시 줄을 서라고 단호히 말했다.


줄도 이쪽으로 서라, 저쪽이 사람이 적으니 저쪽으로 서라. 줏대가 없었다. 정신없는 지시에 따라 움직이던 엄마와 나는 생이별(?)을 했다. 엄마는 한 중년 남성의 밀침에 넘어질뻔 하셨다. 즐겁자고 온 콘서트장이 전쟁터 같은 경쟁의 장이 돼버린 것이다. 온 몸에 땀이 났다.



결국 줄은 없어지고 관객들은 원 형태로 몇 개로 그룹이 지어졌는데, 그룹 안에 1~2명의 안내원이 서 있었다. 그들에게 QR코드 인증화면과 신분증을 보여주면 스티커를 바로 붙여줬다. QR코드 인증에 서툰 어르신들은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서 있었다. 7시 30분, 안내원들은 스티커를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관객들을 문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럴거면 지금껏 뭣하러 줄을 섰나 회의감이 들었다.


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하다지만, 첫 공연도 아닌데 진행팀이 융통성있게 행동해야 했다. 꼭 부스에서만 스티커를 받으리라는 법은 없다. 안내원 몇 명을 행렬 중간 배치해 확인을 해주도록 하는 방식도 있었다. 인력을 많이 고용해서 뭐하나, 누군지 찾기도 어려울 만큼 눈에 띄지도 않는데... 줄을 선 모든 이들이 나 같은 상상을 해봤을 테다.

매거진의 이전글거 참! 트롯맨들 얼굴 보기 디게 힘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