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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Feb 19. 2017

진도와 내용을 장악하는 이해집단을 물리쳐라!

( 최근에 필자가 올린 글을 찬찬히 다시 보았는데... 열심히 어딘가에 대고서 울분을 터트리는 식의 글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해서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느라 후속글이 좀 늦어졌습니다. )


( 제가 글 쓰는게 상당히 필 받아서 쓰는 경향이 짙은데 너무 필에 치우쳐서 쓴 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 물론 개성이니까...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나름 자신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


앞서 쓴 글에서 ... 교육이 너무 보여주기에 급급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정말 필요로 하는 강의가 아니라 "그럴듯하게 과시하고 보여주려는" 강의만 넘쳐난다고 그에 대한 비판을 했다.


혹자는 그렇게 얘기하기도 한다. 교육의 결과물을 가지고 자랑하는 거 그거 좋은거 아니냐고... 교육도 분명 돈이 들어가는 "산업"의 일종인데, 산업에서 결과를 보여주지 않고서 어떻게 자본과 인력을 유치할 수 있겠냐고


필자도 거기에 어느정도는 동의한다. 교육에도 정말 돈 많이 든다. 필자의 경우에도 학원을 한번 내 보려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재정계획을 세워 본 적이 있는데... 이거는 거의 작은 스타트업 기업이 돌아가는 거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거라는 셀프 시뮬레이션의 결과가 나왔다.


돈을 끌어모으려면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하다 못해 학부모들의 지갑을 열게하기 위해서라도 뭔가 "우리 애를 여기에 맡기면 저런 걸 할 수 있게 되겠구나" 하는 뭔가 그럴듯한 걸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적당한 교육의 결과물에 대한 자랑질... 은 아이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된다. 이렇게 열심히 해서 남들로 부터 인정을 받는구나... 라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게 우리나라의 지금 현실은 너무 과했다. 뭐든지 너무 과하거나 너무 모자라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마치 과거 80년대 세계를 주름잡던 핵 경쟁의 모습을 필자는 우리나라의 교육열과 그에 따른 과열경쟁에서 보고 있다.


마치 핵 미사일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상대방의 속국으로 전락하여   많은 불이익과 함께 불안함을 느낄 수 밖에 없기에 "공격이 아닌 방어를 위해서라도" 핵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부르짖으며 이나라 저나라 할 것 없이 핵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던 모습들을 보는 것 같다면 좀 과장일까?


저집 아이가 이런걸 배운다던데... 우리애는 저거 못하는데... 저거 좀 있어보이는데... 우리애가 저거 때문에 꿀리면 안되는데... 안되겠다 우리애도 해야겠다... 딱 이 시나리오와 좀 비슷하지 않나?


불안과 경쟁심이 어우러져서 뭔가 저거라도 있어야 안심할 수 있는 살벌한 상황... 그런 불안함 때문에 공부해야 하는 아이들...


헌데 이것도 좀 적당히 해야 한다. 적당하게만 하면 이건 꼭 나쁜면만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마치 학교간의 명예를 건 축구팀과 야구팀의 정정당당한 시합처럼 이긴자에게는 명예와 함께 진 자에게 격려가 돌아가는 정도면 딱 좋은데 우리나라의 사회 분위기는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축구팀이나 야구팀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기량을 겨루어서 승부가 갈리게 되는데 만일 그 이긴 팀과 진 팀이 사생결단이 벌어지는 상황 ( 예를 들면 이긴 팀은 특기생으로 대학진학자격 부여, 진 팀은 수능쳐서 대학가기 ) 이 벌어진다고 한다면 여기서 오는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 않을까?


최근 자본주의에 대해서 다시 좀 공부하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자본주의가 존재하고 있는 한은 경쟁이라고 하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제 아무리 대단한 사상가가 나타나서 사람들을 설득시킨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금융"이라는 산업이 존재하는 한은 제한된 돈을 차지하기 위해 다툼이 벌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도는 조절해야 한다. 이것은 시스템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이것을 부모들의 마음과 학생들의 마음의 문제만으로 치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과열되는 경쟁은 "시스템이 잘못 되어 있기 떄문에 만들어진다" 고 필자는 확신한다.


그 시스템을 바로잡을 생각을 해야 한다. 시스템이 경쟁을 부추키는 것은 막아야 한다. 혹자는 그런 경쟁을 위한 불안과 차별의 조장은 어느정도는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그 정도는 "경쟁에서 패배한 자들의 막막함과 불명예를 강요하지 않는 수준"에서 이루어 져야 한다는 거다.


필자가 이 글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필요이상으로 어렵고 많은 것을 진도에 넣는것을 막아야 한다... 는 것인데 이게 경쟁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간단하다. 만일 쉽고 누구나 다 그다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다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는 내용으로만 교과과정이 짜여있고, 그 교과과정이 운영되는 동안 충분한 시간과 시행착오의 기회를 부여하고 스스로 깨닫기 까지 기다려 주는 "아주 바람직한" 형태의 커리큘럼이 만들어져 있다면 경쟁의 여지는 줄어들게 된다.


이런 형태의 과목에서 일등 이등을 가리는 건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서 유치원에서 누가 멋지게 그림을 그렸는지 누가 글씨를 잘 쓰는지 말을 잘 하는지를 가지고 등수를 매긴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누구나 조금만 신경쓰고 조금만 시간을 준다면 다 가능한 일이기에 그렇다.


등수를 확연하게 부여하기 위해서는 쉬운내용만 다루어서는 안된다. 어려운 내용이 들어가야 그것을 소화하는 학생과 소화하지 못하는 학생이 갈린다. 그리고 시간을 충분히 주면 안된다. 그래야 이해가 빠른 아이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이해가 느린 아이들은 가라앉는다.


여기에서 이해관계는 충돌한다. 경쟁이 활성화 되어야 이익을 보는 집단과 경쟁이 완화되어야 하는 쪽에 자신의 이익이 달려있는 쪽이 합리적으로 조정되어야 하는 일이 발생된다.


즉 교육의 시스템에서 "무었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정도의 시간을 투입하여 가르칠 것인가" 의 문제를 조정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지금까지 이건 거의 학자들의 이야기만 들어서 결정된 경향이 짙다. 학계의 의견이 가장 강하게 피력된 것은 맞는 것 같다.


필자는 여기에서 제안을 하는 것이 "왜 그 교육의 진도와 내용을 학자들에게 결정하도록 칼자루를 쥐어주느냐" 얘기다.


예를 들어서 ... 물리학자들이라면 가능한한 고등학교에서 물리학에 대해 어려운 내용들까지 많이 가르치기를 바랄것이다. 그러면 물리학과 전공한 졸업생들이 적어도 학원선생으로라도 일을 갖게 될 확률이 늘어나게 된다. 왜냐하면 물리학을 학교에서 배운것 만으로는 진도를 못 따라가는 애들이 생기니까.


거기에 대학입시에 비중까지 늘어난다면 물리학 전공자들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더 빡빡하게 교육 과정에서 물리학을 수준 높은 내용까지 다루기를 원할 수 밖에 없다.


수학자 영문학자 다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사교육 시장만큼 매력적인 시장이 어디있나. 그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아주 간단한 방법을 쓰면 된다.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중 고등학교 때 어렵게 가르치고 시간을 주지 말고 가르치면 된다" 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들은 망가질거다. 포기하고 가라앉는 애들이 수두룩하게 만들어 질 것이다.


이것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원망하고 나무란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시스템의 문제이다.


해서 필자는 솔직히 이 문제에 관한 정책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이제는 교육이라는 서비스에서 길러진 학생이라는 자원을 소비하는 곳이 대학만이라고 한정할 수 없습니다. 교육에서 길러진 인재들을 흡수할 수 있는 모든 분야의 관계자들로 부터 이야기를 듣고 적절한 진도와 내용을 결정해야 합니다.


가장 큰 고객은 이젠 기업이 될 수있고, 학부모와 학생들도 당연히 그 논의의 주인으로 들어가야 한다.


기업도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들이 어떠한 인재를 원하는지 그들로 부터 직접 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교육내용을 확실하게 자기것으로 만든 학생을 원합니다. 영어는 이정도면 되고 수학은 이 정도면 됩니다.


물론 변수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뭐 머신러닝 ( 기계가 학습을 통해 똑똑해져서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분야 ) 를 통해서 적어도 "한 이익집단에 휘둘리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국내외 인공지능 연구소들에게 이런 주제로 대회라도 열어봐라. 상금 10억원을 내 건들 그게 아까울 리가 없다. 제대로 된 결과만 나온다면 말이다.


이런 꿈도 한번 꿔 본다. 정치라는 것이 어느 이익집단에 의해 이해관계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그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이젠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에 의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편협함과 한계를 조금은 넘어서서 그로 인해 인간이 조금은 더 나은 세상... 안그래도 돈이 부족해서 그 돈을 가지고 아귀다툼이 일어 날 수 밖에 없는 세상... 에서 합리적으로 재화가 분배될 수 있는 세상...


우리가 하기 나름으로는 멀지 않았다고 본다. 문제는 정치다. 정치가 이념과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을 생각을 하면 의외로 그런 날은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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