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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늑대 Feb 25. 2017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장래 밝고 고소득도 올리고

요즘 은근히 코딩을 배우는 것에 대해 몇몇의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이기도 한데... ( 모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다 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정말 대한민국은 망조이다 ) 솔직히 저렇게 적어놓고 보면 "에이 저게 말이되냐? 저런 직업이 세상에 어디있냐?" 라고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데, 이상하게 코딩은 쉽고 재미있어야 하고 거기에 더해서 대학진학과 향후 좋은 직업을 가지고 고소득까지 그냥 한 큐에 다 되는 것 처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더라는 얘기지...


솔직히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사기를 쳐 먹어도 곱게 쳐먹어라. 사기 칠게 없어서 아이들의 장래를 걸고 사기를 쳐 먹냐??"


사실 우리가 물건을 사면서 과대광고에 혹해서 또는 속아서 사면 그건 비교적 싸게 먹히는 거다. 돈 좀 날아간거니깐 말이다... 부동산을 속아서 산 거면 이건 대형사고다... 하지만 만일 아이의 인생을 망친다면 이건 초 대형 사고인데, 아니 어떻게 아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에 사기를 치냐 사기를... 차라리 그 머리를 가지고 물건을 팔 생각을 해야지 어떻게 아이들의 인생을 망치려고 하냐...


"아니 뭐 그게 아이들의 인생을 망치기 까지 하는 문제... 는 아니지 않나요? 그냥 저렇게 이야기 안하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를 않으니, 저렇게라도 일단 이야기를 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일단 가르치고, 그 다음에 스스로 현실을 배우는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느끼면 되는 거 아닙니까...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저런 정도의 과장 안하면 어떻게 먹고 살겠어요? 대기업에서도 저런 식의 광고는 해요. 이거 아니면 도퇴된다... 경쟁에서 낙오한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 안하고 어떻게 영업을 하라고요..."


뭐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많이 봤다. 그리고 솔직히 그 속을 모르는 거 아니다. 어느정도는 맞다. 하도 경쟁 경쟁으로 내몰리다 보니 기자들은 기사를 올릴때 낚시성 제목을 달고 기사를 올리고... 기업들은 자신들이 마치 세계적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 처럼 이야기 하고... 학교는 '우리학교에 들어오기만 하면 인맥 직장 다 해결되어 글로벌한 인물이 되는 것처럼' 이야기 한다. 뭐 오죽했으면 만화영화 주제가에서도 "역에서 5분거리라는 것은 사실은 15분" 이라는 이야기가 나올까 ( 케로로 중사... 의 주제가 일부다 )


헌데 정말 한번 생각해 보자. 꼭 그래야 하는지 말이다. 꼭 그렇게 감옥에 아슬아슬하게 안 갈 정도로 과장하고 부풀리다 보니 우리가 잃어버린 가장 큰 것이 뭘까? 그것은 "진짜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잃어 버린 거" 아닐까나? ( 여기에 대해서는 뒤에 좀 자세히 쓰고 싶은게 많다 )

유명한 경제법칙도 있지 않나... 그레샴의 법칙.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라고. 가짜와 진짜가 나란히 있으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가짜를 선택한다는 식으로 응용되어 사회현상을 설명하는데도 인용하기도 하는 유명한 법칙처럼... 가짜가 등장하면서 오히려 사람들은 진짜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잃어버리는 거 아닐까 한다.


사실 세상에 "모든게 다 완벽한" 게 어디에 있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그 단점과 장점은 사실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있어서 뭐든지 선택을 하게 되면 그에 따른 책임이 반드시 동반되게 된다.


코딩도 마찬가지다. 코딩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 공부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코딩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는게 과연 글의 제목 처럼 "배우기 쉽고 재미도 있는데다가 사회적 성공이 따라오고 돈도 많이 버는" 길이 열리느냐... 라고 한다면 참 웃음만 나오는 일이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프로그래밍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라도 해 보면 어떻게 대답들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위의 제목 처럼 '쉽고 재미있고 성공하고 부자되고...' 라고 얘기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한번 이런 인터뷰가 실제로 벌어진다고 가정 해 보자.


"지금 현역 프로그래머시죠?"

"네 이제 15년차 개발자입니다."
"아이들에게 내년부터 조기 프로그래밍 교육이 실시되는데, 어려서 부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게 됨으로서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학교를 다니게 되고, 대학진학도 수월하게 할 수 있으면서 ( 미래창조 과학부에서 코딩교육을 대학입시와 연동시키겠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했다 ) , 나아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게 될 주축이자 원동력으로서 자라날 거라는 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니 정말로 저런 인터뷰좀 해 봤으면 좋겠다. 현역 프로그래머들이 가장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영역 아닌가 말이다. 아마도 국가적인 의미도 있을 것 같다. 경험해 본 사람만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옥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질문 아닌가? 


적어도 나에게는 좋은 얘기 안나올 거다. ㅎㅎ 아마 나는 이렇게 얘기를 할거다.


"아니 하고 싶은 애들은 해 보면 됩니다. 해 보다가 정말 이 길을 가고 싶으면 기초에서 부터 차근차근이 확실하게 닦아가면 되는 겁니다. 사실 프로그래머라는 , 다른 말로는 개발자라는 직업은 쉽지 않은 직업입니다. 가면 갈 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직업이기도 해요. 노력한만큼 성장하고, 성장한 만큼 보이고 해 낼 수 있는 아주 정직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프로그래밍이 좋아서 지금껏 해 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프로그래밍이 유망한 직업이다? 그건 정말 웃기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소질이 있어야 유망하지, 소질도 없는데 코딩만 배우면 인생성공? 그런게 어디있어요?... 소질 있는 애들에게는 추천해 주고 싶지만 구지 그거 하고 싶지도 않은데 억지로 어려서 부터 시키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래밍에는 소질이 필요해요. 안 되는 애들은 정말 죽었다 깨어나도 안되는 게 프로그래밍 입니다. 그런 애들까지 의무적으로 다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하면... 걔네들이 끽해야 일주일에 한 두시간 프로그래밍 배워서 뭐 대단한 기업이라도 일굴꺼라고 생각하세요? 그정도 코딩은요... 나중에 커서 한 2주일만 밥만먹고 코딩만하는 환경에 처하게 되면 다 합니다. 헌데 지금 우리나라의 중고딩들은 매일 새벽 1-2시 까지 학원에 입시에 매달려야 하는 환경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걔들이 시간을 쪼개서 뭐 대단한 개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나 합니까? 소질 안되는 애들은 차라리 코딩 배우는 그 시간에 잠을 재우세요. 그게 더 잘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의 기성세대는 책임지는 걸 배우지 못한 세대다. 책임지라는 추궁이 들어가면 내빼고 핑계대고 도망가는 걸 먼저 배웠어야 하는 시대다. 조금만 약점잡혀도 자신이 지지 않아도 되는 책임까지 다 뒤집어 쓰는 일을 밥먹듯 당하던 세대이고, 피해의식도 나름 많아서 조금이라도 손해보고 위험한 일은 절대 안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가 어디서 부터 왔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좀 그렇다.


즉 코딩을 가르치는 건 좋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 발생되는 일에 대해 책임 질 생각도 해야 한다는 거다.


세상에 어떤 선택이든 어떤 결정이든 그에 따른 후유증은 당연히 따라오는거다. 그래서 우리는 책임자를 임명할때 권한과 함께 책임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하는 거다. 해서 우리가 어떤 정책을 만들고 그에 사람들이 따르게 하려면 그에 따른 후유증은 각오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한 다음에 일을 만드는게 맞는거다.

사실 코딩을 어려서 부터 가르치는데 무엇을 어느정도의 수준까지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론화 된게 없다. 다만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대학입시에 연동시키겠다" 라는 얘기를 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내심 '얘네들이 그냥 맛보기 수준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어렸을 때 창업까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르칠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중이다. 


헌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기존의 교육과정에서 시간을 줄여서 코딩에 배정해 준다고 하면 그렇게 많은 시간이 배정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배울 수 있는 건 뻔하다. 아마도 예전에 배운 기술/가정 수준의 과목에 할당되는 정도? 아니면 그 이하?... 이렇게 될 것 같은데, 솔직히 그 정도의 분량으로 제대로 된 게 나오리라고 기대한다면 그건 좀 어리석은 거 아닌가 한다. 솔직히 대학때 전공으로 컴퓨터공학을 선택하고 4년동안 열심히 과제를 수행했어도 현직에서 단 1-2년이라도 밥만먹고 프로그램만 짜는... 정말 먹고 사는 일로서 프로그래밍을 해 온 사람들이 대졸 구직자들을 인터뷰 보면 "엉망이네" 라는 이야기를 듣는 대졸들이 수두룩한데 말이지... ( 그런 사람들 상당히 많다니깐... 정말 단순한 포인터의 개념도 모르고서 졸업하는 컴공과 출신들이 얼마나 많은데 )


그럴 바에는 차라리 제대로 배우고 싶은 애들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게 제일 좋은 일 아닌가? 오히려 학교 교과 과정에서 뭔가를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게 아니라 "본인들이 하고 싶어하는지 아닌지 정도를 발굴해 낼 수 있는 정도" 면 족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코딩에 소질과 관심을 보여도 문제다. 까놓고 얘기하자면 코딩이 좋아서 거기에 매달리는 순간 일반적인 대학입시는 그걸로 끝이라고 보면 된다. 아마도 지금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의 일과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동의할거다. 지금 하루에 꾸준히 한두시간씩을 코딩에 투자하면서 실력을 조금씩 키워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려면 대학입시는 거의 포기한다는 얘기 아닐까? 물론 아이들 가운데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어서 남들이 3시간 할 공부를 1시간에 해 치울수 있는 아이라면 다 할수 있겠지만, 적어도 평균정도의 두뇌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코딩도 하면서 일반적인 입시를 준비하는 ... 그게 가능할 것 같지 않다.


해서 필자의 의견


코딩에 환상을 갖고 이것만 하면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현직 프로그래머들에게 물어보시고...


코딩에 대한 조기교육? 하고 싶은 애들에게는 시키면 된다. 단 제대로 된 선생을 붙여서 제대로 된 거 가르쳐라. 괜히 재미로 가르치지 말고 진지하게 가르치자고... 제대로 된 프로그래밍 언어와 개념을 말이지.


중 고등학교때 코딩교육? 그냥 왠만하면 하지 말아라. 한다면 자신의 소질을 알아볼 수 있는 교육을 목표로 해라. 소질도 없는 애들에게 코딩 강요하지 마라. 그거 정말 고역이다. 소질 없는 애들 많고 또 많다. 그리고 소질없는 애들은 코딩 교육시간에 그냥 먹이고 재워라. 그래도 나라 안 망한다. 괜히 어설프게 대학입시 과목에 집어넣어서 소질없는 애들 괴롭히지 말아라. 


대신 코딩에 열정과 의지가 있어서 정말 제대로 된 프로그래머로서 살아보고 싶은 애들에게는 ? 그건 길을 열어주어라. 단 그네들은 일반적인 대학입시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주어라. 그런 애들까지 대학입시의 틀에 끼워 넣어서 싹 부터 죽이는 거 나는 절대 반대다.


해서 마지막으로 필자가 한 마디 하고 이번글은 짧게 간다. ^^*


"정말로 국가가 의지가 있다면, 중 고등학교때 밥만먹고 코딩이 좋아서 죽으라고 매달리는 애들 괜히 대학보낼 생각하지 말고, 예술 종합학교처럼 기존의 입시체계와 상관없이 코딩을 중심으로 교양을 병행할 수 있는 형태의 고등교육기관을 만들고, 그곳은 면접과 실기로만 아이들을 뽑도록 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희 회장이 예전에 1000억 사회에 출연한다고 했었죠? 이런 거 만들어 주면 최고 아닐까요? 대학교수들이 아니라 삼성의 정말 최고의 프로그래밍 스킬을 가지고 있고, 강의 능력을 보유한 인재를 여기에 좀 빌려주면 금상첨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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