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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희 Jan 01. 2021

벤투라의 비극

MLB 유망주의 죽음

2014년 10월26일 발생한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최고 유망주 오스카르 타베라스의 죽음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의 나이가 22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어리고 재능 있는 선수가 고향에서 빗길 교통사고로 요절하자 타베라스와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시 고속도로를 정비하라”라는 호소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비극은 이어졌다. 2017년 1월22일(현지시각)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전·현직 메이저리거인 앤디 마르테(34)와 요르다노 벤투라(26)가 음주·과속운전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로 같은 날 사망했다. 벤투라의 경우 14살 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학교를 중퇴하고 공사판을 전전하다가 17살 때 캔자스시티 로열스 스카우트 눈에 띄면서 미국 야구에 진출했던 유망주였다.

 2만8000달러(3266만원)의 계약금으로 미국 무대에 뛰어들어 100마일(161㎞)의 강속구와 승부욕으로 2015년 2300만달러(4년·268억원)의 계약을 일궈냈으나 이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의하면 도미니카공화국은 2013년 한 해 동안 인구 10만명당 41.7명이 교통사고를 당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위험한 도로로 꼽혔다. 2015년에도 인구 10만명당 29.3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해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014년 타베라스의 죽음을 보도하면서 “도로 정비나 강력한 음주·과속 단속을 위한 법 제정도 필요하겠지만 도미니카공화국 문화에 스며든 음주, 과속에 대한 안일한 인식도 함께 바꿔나가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의 일탈에만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차 안에서 술 주문이 가능한 주류 판매점이 있고 주유소에서 술을 파는 한 비극은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란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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