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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희 Dec 31. 2020

줄다리기 금메달

줄다리기는 육상, 수영처럼 한때 올림픽 정식종목이었다. 1900 파리올림픽부터 1920 안트워프올림픽 때까지 5차례 연속 치러졌다. 줄다리기 종목에는 여러 나라 출신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할 수 있었고 개별 클럽 팀 참가 또한 허용됐다.


1900년 파리 대회 때 우승 팀은 덴마크 출신 3명, 스웨덴 출신 3명의 선수들이 힘을 모은 연합 팀이었다. 당시 3개 클럽이 참가했지만 미국 클럽 팀이 육상 경기 일정 때문에 출전을 포기해 유일하게 결승전만 열렸다. 덴마크-스웨덴 연합 팀은 홈 팀인 프랑스 팀을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1904 세인트루이스올림픽 때는 3개 국가에서 6개 팀, 총 30명이 줄다리기에 출전해 미국 클럽 팀이 금, 은, 동메달을 휩쓸었다. 금메달은 밀워키 운동 클럽이 땄는데 구성원들 중 밀워키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준우승을 거둔 세인트루이스 클럽 팀이 조직위에 거세게 항의했으나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1908 런던올림픽 때는 영국 경찰들이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줄다리기로 맞붙었고 1등은 런던 중앙부(더시티오브런던) 경찰 팀이 차지했다. 메트로폴리탄 경찰 팀(은메달), 리버풀 경찰 팀(동메달)까지 줄다리기 시상대에는 영국 경찰들만 섰다. 런던 중앙부 경찰 팀은 1912 스톡홀름올림픽에도 참가했으나 결승전에서 스웨덴 스톡홀름 경찰 팀에 졌다. 하지만 1920 안트워프올림픽 때는 영국 대표로 나선 런던 중앙부 경찰 팀이 다시 우승을 거머쥐었다. 역대 올림픽 줄다리기 금메달 5개 중 3개를 경찰 팀이 가져간 셈이다.


줄다리기는 1920년 대회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다른 33개 종목들과 함께 올림픽에서 퇴출됐다. 1960년 창설된 국제줄다리기연맹은 세계 월드컵을 개최하는 등 줄다리기의 올림픽 재진입을 위해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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