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양희 Feb 19. 2019

KBO 등록선수 ‘586명’ 숫자의 의미

연봉 수치 너머의 기록

614명→609명→586명.


그 많던 선수는 어디로 갔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2019년 리그 소속 선수 등록 현황 및 연봉자료를 집계해 발표했다.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물론 연봉이다. 작년 대비 0.3% 올랐다. 신인,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기존 선수 31.1%가 억대 연봉자다. 비록 지난해(164명)보다 8명 줄었지만 말이다. 퍼센트(%)로 따지면 지난해 억대 연봉자 비율은 31.9%였다.


KBO에 연봉 찬바람이 분 것이 아니냐고. 예단하기는 이르다. 억대 연봉자 수는 줄었으나 3억원대 고액 연봉자는 오히려 늘었으니까. 올해는 66명(지난해는 64명)이 3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2016년에는 64명, 2017년에는 68명이었으니 지그재그 기복은 있다.  


KBO 등록선수 추이

 사실 주목할 것은 연봉이 아니다. 구단별 선수단 등록인원이다. 올 시즌 KBO리그 선수단 전체 인원은 586명에 불과하다. 등록인원에는 육성 선수(신고선수)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선수단 규모는 아니지만 현시점에서 1군 등록이 가능한 선수가 586명이라는 얘기다. 이 수치는 최근 5년간 가장 적은 숫자다.


 KBO리그는 kt가 처음 1군 리그에 참가한 2015년 등록선수 628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길로 가고 있다. 2016년에는 616명, 2017년에는 614명, 2018년에는 609명이었다. 2015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전체적으로 42명의 선수들이 줄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구단들은 군 보류 선수나 육성 선수를 제외하고 최대 65명을 선수로 등록할 수 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선수단 숫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히어로즈다. 넥센타이어에서 키움증권으로 메인 스폰서가 바뀐 히어로즈는 2017년 60명의 선수가 있었으나 2018년에는 56명, 올해는 50명으로 그 규모가 줄었다. 히어로즈는 코칭스태프(감독 포함) 숫자도 17명으로 가장 적다. 가장 많은 34명의 코칭스태프를 보유한 한화에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구단 운용의 효율화에 더 채찍을 가하고 있는 듯하다.  


 창단 뒤 처음 사령탑이 바뀐 NC 또한 선수단 규모를 줄였다. 지난해 62명의 선수를 등록했으나 올해는 53명뿐이다. NC는 올해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를 차용해 47인 로스터를 운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보다 선수단 숫자가 늘어난 곳은 겨우내 장원삼, 심수창, 전민수 등을 영입한 LG(작년 대비 6명 증가) 정도뿐이다.  


 예전에는 ‘긁으면 로또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이 있을 수 있어 구단들은 되도록 많은 선수를 보유하는 추세였다. ‘무조건 육성’ 기조 영향 탓에 구단마다 육성 선수 및 군보류 선수를 포함해 100명 안팎의 선수를 보유하고는 했다. 110명 넘게 선수들을 보유한 구단들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3년 내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과감히 정리한다.  


 보통 구단의 경우 선수 한 명당 연간 운영비는 2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장비 지원, 원정 숙식비 등이 포함된 액수다. 지난해 말 찬바람만 불었던 FA시장에서 보듯 구단들이 투자 대비 성과를 꼼꼼히 따지면서 선수단 슬림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평균 연봉은 해마다 증가하고 고액 연봉자도 상당하다. 올해 10억 이상의 연봉자만 15명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비용 절감을 위한 선수단 다운사이징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구단 슬림화 때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게 되는 이들은 누구일까. 구단들은 "대신 육성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등록 선수와 육성 선수의 신분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KBO나 선수협회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작가의 이전글 별 헤는 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