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그리고 고시원

by easy

3개월 인턴과정을 거친 후 정규직전환을 고려해 보겠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상경했다.

짐이라고는 캐리어 하나가 전부였다. 타지에서 학교생활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돈 잡아먹는다는 말을 듣고 은근히 마음이 불편했기에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고 거기다 돈까지 준다는 사실로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올라왔다. 캐리어하나를 가득 채운 채 강남고속터미널에 도착했다.

강남고속터미널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로 연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부선과 호남선은 북새통을 이루고 어묵을 파는 곳에서는 장시간 버스를 탄 사람들이 허기를 달래고 있었다.

3개월 동안 묵을 고시원 주소만 들고 온 나는 행여라도 빈 방이 나갈까 봐 올라오자 마자 급한 마음으로 회사 근처의 고시원으로 향했다. 테헤란로 뒷골목에 위치한 그 고시원은 역삼동 고급 주택들과 유흥주점들이 섞인 골목에 애매하게 위치하고 있었다. 요조숙녀처럼 낮에는 조용한 주택가지만 밤이 되면 화려하게 변하여 강남회사원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역삼동 뒷골목은 어린 나에게 주거지로는 매우 불안정해 보였다. 그리고 더 불안정한 나의 인턴생활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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