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지다.

by easy

20살을 동성로에서 신나게 보내던 나는 21살이 되자 밀려오는 사범대의 임용공부에 이 길이 맞는지 고민을 하게 되었지만 수능공부를 다시 도전할 만큼 끈기도 열정도 잃어버린 지 오래였기에 답답하기만 한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대구는 뜨거운 여름이 되었고 방학이 시작되자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었기에 근처대학 의상학과에 급하게 원서를 넣어 수능을 치고 고3 때 성적보다 한참 떨어진 그곳에 다시 22살 늦깎이 학생으로 입학하게 되었다. 대구는 오래된 지방도시였기에 유복한 사람들도 꽤나 많은 도시였다. 우리 과는 옷을 좋아하는 유복한 집의 자녀들이 많았고 동성로에서 보세옷을 사 입던 나와 다르게 명품가방을 들고 고급 향수냄새를 풍기는 세련된 금수저들이 많았었다. 사업체를 물려받거나 장사하는 부모님의 뒤를 잇는 친구들이 많았기에 우리 과의 취업률은 저조했지만 외벌이 직장생활을 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나는 아버지의 퇴직이 얼마 안 남았기에 조급한 마음으로 취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서울에서의 인턴자리를 얻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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