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낭만을 조금 더 오래 간직 하고 싶어..
숙소의 옥탑방의 작은 발코니에 앉아서 글을 쓴다.
각설탕의 한 면 끝 부분을 눌러 녹여버린 듯한 의자에 앉아 막 사온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두고 프라하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시끄러운 소리는 없지만 귀를 기울여 보면 사이렌과 트램, 공사, 차도의 소음들이 정지된 지붕 풍경들을 바라보는 나에게 이 도시가 깨어 있다고 알려준다.
100년은 족히 넘은 이 건물들의 지붕으로는 연기들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고 홍색의 지붕 사이사이에 보이는 이끼에 물들어 씁쓸한 녹색을 띠는 오랜 시간을 바라본다.
조각구름 사이로 어디론가 떠나버린 비행기의 흔적과 함께 보이는 앞 건물 창문틀의 화분에 담긴 작은 꽃, 이른 아침부터 도시를 훓터보는 간간히 보이는 여행객들과 혼자 분홍색 목도리를 하고 출근하는 현지인들.
멀리 보이는 프라하 성과, 그 앞에 보이는 국립극장의 금장 지붕, 모퉁이를 돌고 있는 트럭들.. 그리고 끊이지 않는 사이렌 소리.
이 모든 것을 즐기며 적당히 식어 먹기 좋은 커피를 홀짝여 본다.
눈을 감고 커피를 다시 마시면 그 옥탑방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