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한 감각

어느 하루의 끝으로 달릴 때

by 마디

피곤하다. 피로하고 생각이 쌓여있다. 세상은 너무 넓은데 손이 닿을 만큼의 거리감에 질린다. 바쁘고 고려해야 할 것들이 발목을 잡는다.


나도 데려가, 나 두고 갔어.


좁디좁은 곳에 화가 쌓인다. 증오와 분노가 썩어서 고인다. 빗물에도 희석되지 않고 고이는 속도가 불붙듯 빨라진다. 어느 쯤에 몸을 누일 수 있을까.


달리는 속도는 빠르고, 넓은 세상이 한눈에 담길 즈음에 좁은 마음이 한계에 다다라 문을 두드린다. 그때 소리치는 것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정신이 없어서 숨이 턱턱 막힌다.


악착같이 살 거라는 말 안에 얼마나 많은 비명과 소음들이 뒤섞여있는지 모르지. 몸부림치다가 보면 어느새 어딘가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게 어딘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어딘지도 모르고 계속 달린다. 그러다가 또 좌절하고 한눈에 담기는 세상에 배신당하고 다시 보이지 않던 것들에 매혹될 것이다.